‘재즈 스페이스’는 2000년에 그 첫 선을 보였다. 처음에는 그냥 재즈를 주제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시작한 일이었다. 그런데 당시의 홈페이지와 재즈 붐을 타고 기대 이상으로 많은 인기를 얻게 되었다. 아마도 당시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던 프랑스-내가 살고 있었던-를 중심으로 한 유럽의 재즈 앨범들을 소개한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 여기에 불법이었지만 음악을 맛보기로 들을 수 있게 한 것도 큰 이유였을 것이다. 그 결과 한 사이트에서 조사한 국내 개인 홈페이지 2위인가를 하고 정부 기관에서 지정하는 좋은 사이트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시작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내가 쓰는 글도 늘어나면서 홈페이지 관리를 혼자 하기에는 어려울 정도로 규모가 커진 것이다. 당시에는 아주 간단한 HTML 언어로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그래서 글을 하나 쓰면 관련된 페이지 하나 하나를 모두 수정해 주어야 했다. 그래서 월 단위로 업데이트를 하곤 했다. 이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몇 달에 걸쳐 Php로 홈페이지를 새로 만들기도 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하지만 간단한 업데이트는 쉬워졌지만 갈수록 늘어가는 글들을 정리하는 것에는 여전한 어려움이 있었다.

한편 개인 홈페이지로 시작했지만 이용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내 의도와 상관 없이 내 글에 대한 신뢰도 또한 높아지면서 가벼이 글을 쓰는 것이 어려워졌다. 그래서 블로그 성격으로 Jazzphile이라는 페이지를 부속 성격으로 개설했다. 그리고 이내 네이버 블로그에 개인적인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 또한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러면서 홈페이지 관리가 절로 소홀해졌다. 그런데 한 창 블로그 활동을 할 때 이번에는 네이버가 말썽이었다. 가벼이 쓴 책에 대한 리뷰를 저자가 요청했다는 이유로 막는 등 언짢은 일이 발생한 것이다. 그래서 이 또한 활동을 멈추었다.

그 다음으로 페이스북 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페이스 북에서는 재즈 리뷰를 올리지는 않았다. 말 그대로 내 삶을 중심으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올리곤 했다. 그랬더니 재즈를 주제로 다시 홈페이지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에는 갈수록 재즈 애호가 층이 얇아지고 그에 따라 재즈 시장 또한 침체되고 있는 우리의 재즈 환경에 대한 안타까움도 작용했다.

그래서 다시 ‘재즈 스페이스’를 시작한다. 내 의지와 상관 없이 부여되었던 재즈 전문 사이트의 짐을 15년이 지나서야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 때와 지금은 상황이 매우 다르다. 언급했듯이 국내 재즈 환경이 좋지 않을뿐더러 재즈 리뷰가 지닌 힘 또한 줄었다. 이제 사람들은 유튜브에서 영상을 찾아 직접 음악을 확인한다. 또한 재즈 애호가 층은 얇아졌지만 주체적으로 재즈를 듣는 층은 늘었다. 그들에게 내 리뷰는 그리 의미가 없다.

그럼에도 나는 한국어로 된 재즈 전문 사이트가 하나 정도는 있어야겠다는 마음으로 ‘재즈 스페이스’를 시작한다.  그렇다고 내 글에 억지로 권위를 부여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말하는데 여기 실린 글들은 어디까지나 내 개인의 느낌이다. 물론 음악을 오래 듣고 글을 오래 쓰다 보니 시선이 깊어지기는 했다. 그럼에도 내 글은 재즈에 관한 ‘한’ 관점임을 이해해 주시기를 바란다. 다행히 당신의 취향과 내 취향이 같다면 내 리뷰는 아주 좋은 가이드가 될 것이다. 나와 취향이 반대라 해도 괜찮다. 그래도 내 글은 그 나름대로 좋은 가이드가 될 것이다. 반대로 선택하면 되니까.

이 사이트는 아직 내가 꿈꾸는 기능을 모두 구현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려면 큰 돈을 들여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럴 여력이 없다. 현재의 사이트를 구축하는 데에도 CD 수십 장의 비용이 들었다. 앞으로도 계속 들 것이다. 그래서 이번 사이트부터 광고를 붙였다. 수익률이 아주 낮다고 하는데 그래도 조금이나마 유지보수 비용을 마련하고자 한다. 그러니 광고가 등장하는 것에 너무 큰 불평은 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광고가 있어야 사이트가 좀 더 있어 보이지 않은가? ㅎ

간단히 메뉴 소개를 한다.

먼저 ‘Jazz’는 이 사이트의 핵심 메뉴로 재즈 관련 모든 리뷰를 담고 있다. 그것을 편성과 스타일로 나누고 별도로 국내 재즈와 ECM, 그리고 명반 모음인 ‘Choi’s Choice’로 나누었다.

‘Other Music’은 재즈 외 음악 리뷰를 모아 놓은 메뉴다. 클래식, 뉴 에이지, 월드 뮤직 앨범 리뷰가 실린다.

‘Liner Note’는 그 동안 내가 쓴 음반 속지 해설-라이너 노트-을 담고 있다. 이 또한 리뷰에 해당하지만 음반에 들어가는 만큼 음반에 대한 좋은 점을 중심으로 쓴 글이기에 별도로 정리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Jazz’나 ‘Other Music’에 별도의 리뷰를 쓰기도 했는데 이와 비교해 읽어 보시기를 바란다.

‘Zoom’은 특정 연주자, 보컬을 주제로 한 글, 레이블을 주제로 한 글, 특별 주제를 설정해 쓴 글을 정리한 메뉴다.

ETC는 이전 블로그나 페이스북 성격을 반영한 메뉴다. 책이나 영화 감상문 그리고 음악을 중심으로 한 내 삶의 글을 정리하려 한다.

한편 그 동안 쓴 글을 다시 옮기면서 글이 너무 짧거나 조회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 되는 글은 과감히 버렸다. 지금 2100여 글이 실렸는데 그 만큼의 글을 버렸다. 또한 글을 옮기면서 실제 글을 쓴 시기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 1999년 이후에 쓴 글은 거의 대부분 앨범이 발매된 해에 쓴 것이다. 그래서 당시의 시점을 반영한 글도 있다. 고려를 부탁 드린다.

이 사이트를 만드는데 7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그 사이 내가 원하는 기능이 구현이 되지 않아 다시 포기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 내가 원하는 사이트는 정렬이 자유로운 사이트, 그래서 검색이 편한 데이터베이스 형 사이트이다. 이번 8.0에서도 여전히 구현되지 않았다. 그래서 아쉬운데 9.0에서는 꼭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다만 검색 기능이 괜찮게 구현되어 있어서 조금은 안심이다.

모르겠다. 만드는 재미로 버텼는데 이후 유지 관리하는데 이전처럼 힘이 빠져 사이트를 방치하는 때가 올 지도 모른다. 그럴 때 힘을 주시기를 부탁 드린다. 그 힘은 매일 이 곳에 와서 당신의 생각을 내게 알려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