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출신의 피아노 연주자 코넬리우스 클라우디오 크로이쉬의 이번 앨범은 20세기 문학의 명작 중 하나인 토마스 만의 “마의 산”을 주제로 하고 있다. 독일어로 된 앨범 타이틀은 책 제목을 의미한다. 두 장의 CD에 담긴 16곡 각각의 타이틀이-독일어로 되어 있다-소설과의 관련성을 내포한 듯 하지만 그렇다고 소설을 위한 일종의 사운드트랙처럼 생각할 필요는 없다, 모두 즉흥 솔로 연주로 이루어진 연주의 동기가 소설의 내용에만 있지 않기 때문이다. 소설에서 주인공은 폐결핵으로 인해 스위스 다보스에 위치한 요양원에서 7년의 시간을 보내게 되는데 피아노 연주자 또한 오랜 시간 그를 괴롭힌 천식으로 인해 다보스의 병원에서 3년의 여름을 보냈던 적이 있다. 그래서 연주는 소설에 대한 기억과 다보스의 풍광을 앞에 두고 겪었던 연주자의 경험이 어우러져 있다. 그래서 연주는 클래식과 재즈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독자적인 소설과는 다른 차원의 극적 세계를 만들어낸다. 키스 자렛이 즉흥 연주로 감상자에게 다양한 꿈을 선사했듯이 말이다. 따라서 소설에 대한 지식 없이 자신만의 “마의 산”을 상상하며 감상해도 무방하다. 물론 앨범을 듣고 토마스 만의 소설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Zauberberg – Cornelius Claudio Kreusch (GLM 2019)
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