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색소폰 연주자 커크 웨일럼이 “인류애”란 주제로 세계 곳곳의 음악인들과 만나 음악을 함께 하는 원대한 프로젝트를 감행했다. 이를 위해 그는 멤피스에서 출발해 파리, 도쿄, 자카르타, 나이로비, 요하네스버그 등의 스튜디오를 돌며 여러 보컬과 연주자들과 함께 곡을 녹음했다. 정말 앨범 타이틀에 걸맞은 제작과정이었다.
다양한 지역의 다양한 성향의 음악인들을 만난 만큼 곡에 따라 그 느낌도 다르다. 스무드 재즈를 기반으로 R&B, 팝 음악이 교차한다. 사실 스무드 재즈가 오래 전부터 팝적인 면을 더 부각시켜온 만큼 이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다만 곡들에 담긴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음악적으로는 오히려 색소폰 연주자의 이전 음악에서 그리 많이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이 문제다. 다양한 만남에서 기대할 수 있는 새로운 음악을 만들지 못한 것이다. 그냥 자신의 색소폰 연주와 함께 할 보컬들을 여기저기서 초대한 것과 큰 차이가 없다. 남아프리카의 싱어송라이터이자 보컬인 자하라가 참여한 “Now I Know” 정도가 앨범의 특별함을 감지하게 할 뿐이다. 물론 도시의 아늑한 밤을 위한 스무드 재즈 혹은 라운지 음악 앨범으로는 손색이 없다. 하지만 이 경우 커크 웨일럼의 기획이 너무 아쉽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