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폴란드에 가보고 싶다. 폴란드 재즈를 들을 때마다 드는 생각이다. 도대체 재즈의 인기가 어느 정도이길래 계속 새로운 실력자가 나타나는지.
이번에 알게 된 마르신 패터 트리오도 그렇다. 트리오라고 해서 피아노 트리오가 아닐까 싶은데 마르신 패터는 비브라폰을 연주한다. 여기에 마테우 세프첵(베이스)과 토마추 마한스키(드럼)이 어울려 트리오가 되었다. 이들은 2018년 폴란드의 재즈 콩쿠르 중 하나인 주니어 재즈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당시 드럼 연주자는 토마추 마한스키가 아니었다.) 그리고 1년 뒤에 이렇게 첫 앨범을 발매했다.
이 비브라폰-베이스-드럼 트리오는 전통적인 (피아노) 트리오의 규범 속에서 매우 창의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특히 페달을 적극 사용해 공간적인 측면까지 고려한 마르신 패터의 연주는 리오넬 햄튼이나 밀트 잭슨 같은 전통적 연주자는 물론 보다 현대적인 게리 버튼과도 다른 면모를 보인다. 게리 버튼이 1961년 앨범 <New Vibe Man in Town>으로 재즈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을 때를 생각하게 한다.
나아가 E.S.T를 연상시키는 록적인 질감의 강박적 리듬의 운용, 보다 자유로운 베이스의 움직임 은 트리오의 현대성, 현재성을 높인다. 한편 “Rush” 등을 비롯한 몇 곡에는 기타 연주가 야쿱 미제라스키가 참여해 완충된 일렉트릭 기타 연주를 펼쳤는데 이 또한 트리오가 새로운 질감의 사운드를 추구하고 있음을 생각하게 한다. (기타 대신 이펙터를 사용해 연주했다면 E.S.T 같았을 지도 모르겠다.)
앞으로 이 트리오의 행보를 주목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