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 연주자 이성훈의 첫 앨범이다. 그런데 음악 자체는 트리오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이선훈이 베이스 외에 피아노까지 연주해서 실제로는 듀오 편성으로 녹음되었다. 드럼은 김현수가 연주했다.
왜 그가 피아노를 직접 연주했는지는 모르겠다. 자신의 베이스에 초점을 줄 정도의 피아노 연주는 스스로도 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실제 이 곡에서 그의 피아노 연주는 그 자체로 드러나기보다 베이스 솔로가 진행될 안정적 토대를 마련해주는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
따라서 이 앨범은 라틴적 색채와 퓨전 재즈의 질감을 지닌 피아노와 베이스의 안정적이고 탄탄한 리듬 위로 흐르는 이성훈의 베이스에 집중해야 한다. 아니 절로 베이스 스스로 감상자의 집중을 이끌어낸다. 첫 곡 “Flowering”이 대표적이다. 피아노가 제시한 라틴적 색채의 단순한 동기를 바탕으로 베이스 솔로가 전개되는데 리듬을 놓지 않으면서 멜로디를 만들어 나가는 화려한 진행이 감상을 즐겁게 한다. 서정적 긴장을 한층 불어넣은 타이틀 곡에서는 마치 기타 연주 같은 솔로를 펼친다.
그런데 아쉬움이 있다면 8곡의 수준이 매우 고르고 안정적이면서도 비슷하다는 것이다. 여기서부터는 작곡과 편곡의 문제인데 이것은 오랜 시간에 걸쳐 하나씩 작곡할 때 발견되곤 하는 일이다. 이 경우 앨범 전체에 대한 고려가 다소 부족하게 된다. 특히 연주력 중심의 앨범일 경우 더하다.
이런 점을 제외하고는 첫 앨범으로는 매우 준수한 출발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