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연주자 김성은의 세 번째 앨범이다. 나는 지난 2004년에 발표했던 쿼텟 앨범 <Never Lose Your Smile>을 참 편안하게 들었다. 분위기에만 의존하지 않으면서도 부드러운 분위기가 결국 기억에 남는 연주였다.
그에 비하면 트리오로 연주한 이번 앨범은 조금은 다르다. 한층 건조하고 거친 톤으로 질주와 긴장을 즐기는 연주가 주를 이룬다. 그래서 육체적인 느낌이랄까? 말로 조곤조곤 이야기를 통해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직접 움직여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려 했다는 느낌을 준다. 과거 비밥 연주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연주자들이 몸을 부딪히고 손을 맞잡는 그 과정에서 감상의 재미가 드러나는 연주다. 긴장 어린 테마를 지닌 “The Trees And The Sun”이나 곧바로 본론에 들어가는 #153” 같은 곡이 대표적이다.
그렇다고 이번 앨범이 기교나 인터플레이 자체에 집중했다는 것은 아니다. 앨범 타이틀이 “Devotion”인 것처럼 기타 연주자는 이번 앨범을 통해 헌신하듯 자신의 길을 가는 사람들이 그 길을 잃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표현하려 했다고 한다. 그것에 조금은 더 선이 굵고 단단한 연주가 어울릴 것이라 판단한 것 같다. 그리고 기본에 충실한 것이 가고자 하는 길을 잃지 않는 방법이라 생각하고 직선적인 연주를 펼쳤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나는 가벼운 산책 같은 분위기의 멜로디를 지닌 “Smiles Of Children”처럼 부드럽고 여유로이 연주할 때 그의 매력이 더 커진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