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코데온 연주자 리차드 갈리아노, 피아노 연주자 얀 룬드그렌 트럼펫 연주자 파올로 프레주로 구성된 트리오 마레 노스트룸의 세 번째 앨범이다. “Mare Nostrum”은 “우리 바다”, 특히 지중해를 의미한다. 이에 걸맞게 트리오는 지난 두 장의 앨범에서 지중해의 푸르고 잔잔한 물결을 연상시키는 서정적인 음악을 선보였다. (좋은 차원에서) 연주와 트리오의 어울림을 평온한 정서에 수렴한 음악이었다.
이번 세 번째 앨범도 마찬가지다. 각 연주자들이 준비한 곡들과 그 연주는 꼭 푸른 지중해가 아니더라도 평화롭고 낙관적인 해변을 그리게 한다. 도시의 복잡한 움직임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고요한 장소를 그리게 한다. 그 장소는 아련함, 사랑, 반성으로 가득하다.
따라서 지난 두 앨범처럼 꼭 휴가지는 아니더라도 마음을 쉬게 하고 싶을 때 들으면 좋은 앨범이라 하겠다. 다만 또렷한 음악적 지향점만큼 앞선 앨범들과 차이가 없다는 점은 새 앨범이라는 기대를 낮춘다. 그래도 트럼펫 연주자의 고향 이탈리아에서 첫 앨범을, 아코데온 연주자의 고향 프랑스에서 두 번째 앨범을, 피아노 연주자의 고향 스웨덴에서 이번 앨범을 녹음하면서 지중해 시리즈를 마친다고 하니 적절한 마무리가 아닐까 싶다. 새로운 주제의 트리오 앨범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