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소폰 연주자 크리스 포터가 약 5년간의 ECM 시절을 마감하고 영국 레이블 에디션에서 새로운 앨범을 발표했다. 최근 주목 받는 건반 연주자 제임스 프란시스와 사이드 맨 외에 리더로서도 뛰어난 결과물을 선보이고 있는 드럼 연주자 에릭 할란드와 트리오를 이루어-절반 정도의 곡에서는 베이스 연주자 린리 마르테가 가세했다- 녹음한 이번 앨범은 그가 왜 ECM을 떠났는지 극명히 보여준다. ECM에서의 정적인 사운드가 아닌 전기 충전된 역동적인 사운드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케빈 헤이스 등과 함께 했던 <Gratitude>(2001), <Traveling Mercies>(2002) 시절의 음악을 연상시킨다. 약 20년 전의 스타일을 다시 꺼냈다고 해서 참신함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는 말자. 그보다는 보다 단순하면서 생동감 있는 음악, 비밥 시절의 연주의 즐거움을 현대적 질감으로 표현하기 위해 가장 효율적인 편성을 선택한 결과일 뿐이다. 실제 이번 앨범에서 귀를 사로잡는 것은 매 순간 익스트림 스포츠 선수처럼 과감하게 전개되는 색소폰 연주자의 솔로 연주, 그리고 앨범 타이틀처럼 복잡하지만 한 치의 오차 없는 전기 회로 같은 트리오 (혹은 쿼텟)의 호흡이다. 그것이 귀를 짜릿하게 감전시킨다.
Circuits – Chris Potter (Edition 20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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