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플레인은 일렉트릭 기타를 연주하는 한동일과 일렉트릭 베이스를 연주하는 오원석, 드럼을 연주하는 정병준으로 이루어진 트리오이다. 악기 구성에서 알 수 있듯이 이들은 록적인 질감이 가미된 퓨전 스타일의 음악을 지향한다. 록, 펑키 등을 자유로이 오가는 리듬을 배경으로 직선적인 기타가 이어진다. 그렇다고 강렬함을 강종하기 위해 사운드를 과하게 부풀리지는 않았다. 공간을 무조건 메우려 하기 보다 여백 자체를 그대로 둔 연주를 펼친다. 또한 개개인의 솔로보다는 세 연주자가 한 방향으로 견고히 나아가는 것에 보다 집중했다. 여기에는 앨범에 수록된 곡들이 트리오의 일상적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말하고 싶은 것을 위해 몸짓을 절제한 것이다. 나는 이러한 트리오의 태도가 마음에 든다. 특히 “Came Naturally”, “van Gogh Plein(반 고흐 광장)”같은 곡은 이러한 트리오의 자세가 긍정적으로 발현된 곡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조금은 더 과감한 표현을 섞었다면 음악적 재미가 풍부하지 않았을까 싶다. 9곡에 29분 밖에 되지 않는 전체 연주 시간을 조금 더 늘렸더라면, 이를 위해 현재의 사운드 위에 조금 더 상상력을 확장한 솔로를 펼쳤다면 좋았을 것이다. 특히 “Chips”같은 곡이 그렇다. 연주된 부분을 동기로 하여 조금 더 생동감을 살린 솔로가 그 위에 얹어졌다면 이 첫 앨범에 대한 인상은 한층 좋아졌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