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럼 연주자 서수진의 두 번째 정규 앨범이다. 앨범 소개에 의하면 개인의 자유가 중시되는 이 시대에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없는 자유는 곧 폭력이 되어 버릴 수 밖에 없는 모순을 담았다고 한다. 이를 위해 그녀가 선택한 것은 피아노가 없는 쿼텟이었다. 코드 악기를 배제해 보다 자유로운 솔로를 펼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것은 앨범의 마지막에 배치된 “Ornette-ology”에서 알 수 있듯이 오넷 콜맨의 초기 프리 재즈, 그러니까 이전과는 다른 확장된 자유를 담아 연주하면서도 각 연주자들의 연대 또한 고려했던 시절에 기원을 두고 있다. 실제 전면에 나선 두 명의 색소폰 연주자는 주어진 자유를 최대한 누린 솔로를 이어간다. 게다가 그 솔로는 온도 높은 서수진의 드럼과 그에 준하는 김영후의 베이스로 인해 한층 뜨겁게 다가온다. “Fall”, “Seoul Forest” 등에서의 숨막히는 솔로의 이어짐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그 폭발할 것 같은 솔로의 전개도 악기간의 거리는 마치 축구에서의 전술대형(Formation)처럼 흐트러짐이 없다. 앨범 타이틀 곡이나 “겨울에 피는 꽃”같은 곡이 대표적이다. 그 결과 자유로운 솔로의 전개도 매력적이긴 하지만 앨범의 핵심은 피아노가 없다는 사실마저 잊게 만드는 네 악기의 조화로운 어울림에 있지 않나 싶다. 그리고 이것은 개인적인 자유와 타인에 대한 배려가 어우러진, 방종이 아닌 진정한 자유를 그리려 한 서수진의 의도에 완벽히 부합되는 것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