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 연주자 권용휘의 첫 앨범이다. 인간과 신의 혼혈인 반신, 그것도 악한 반신인 “아수라”를 타이틀로 하고 있다는 것에서 많은 감상자들은 조금은 거칠고 진보적인 색채의 음악을 기대할 것 같다. 게다가 타이틀 곡 외에 “Dark Side”, “Mantra”, “Enigmatic Dance”, “Primitivism” 등의 곡 들 또한 원초적이고 주술적인 음악을 생각하게 한다. 하지만 앨범은 이 으스스함에 대한 기대와는 다른 음악을 담고 있다. 긴장 속에 권용휘의 일렉트릭 베이스 솔로가 돋보이는 타이틀 곡을 제외하고는 보통의 포스터 밥 스타일의 트리오 연주를 들려준다. “Enigmatic Dance”의 경우 춤을 추는 무리를 그리게 하지만 신비롭지는 않다. “Mantra”도 마찬가지. 삶의 진리를 담은 명언보다는 일상의 편안한 한 순간의 표현처럼 다가온다. 물론 권용휘는 자신의 체험이나 생각을 바탕으로 곡을 썼을 것이다. 어쩌면 내가 생각한 것 이상의 상징적인 의미를 감추고 있을 지도 모른다. 설령 그렇다고 해도 그 깊은 뜻이 음악으로 잘 느껴지지 않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래서 “Anna”같은 평이한 제목의 곡이 더 많이 와 닿는다. 이 또한 권용휘의 개인적 측면을 담고 있겠지만 말이다. 따라서 이 앨범은 제목을 생각하지 않고 들어보기를 권한다. 권용휘를 중심으로 편곡까지 담당한 박진영의 피아노, 김종현의 드럼이 어우러진 트리오의 연주 자체는 매력이 있으니 말이다.
Asura – 권용휘 (권용휘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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