킷 다운스는 아직 생소한 영국 출신의 건반 연주자이다. 드럼 연주자 토마스 스트뢰넨의 ECM에서의 앨범 <Time Is A Blind Guide>에서 피아노를 연주하기도 했지만 그는 교회 오르간 연주에도 적극적인 모양이다. <Wedding Music>(2013), <Vyamanikal>(2015) 등 오르간을 연주한 앨범을 발표한 적이 있다. 모두 색소폰 연주자 톰 챌린저와의 듀오 앨범이었다.
이번 ECM에서의 첫 앨범도 교회 오르간 연주를 담고 있다. (앨범 표지를 보면 기타나 베이스 연주자의 앨범을 생각하게 되는데 아니다.) 이번에는 톰 챌린저와의 듀오 연주는 단 한 곡(“Modern Gods”)이고 나머지는 오르간 솔로로 이루어졌다. 그리고 런던의 유니온 채플, 스네이프의 요한 침례교회, 브롬스웰의 성 에드먼드 교회에서 녹음되었다. (제작은 맨프레드 아이허가 아닌 정 선이다.)
교회 오르간을 연주했다지만 기본적으로 킷 다운스의 음악은 즉흥 연주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즉, 오르간 자체에 내재된 종교적 느낌이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종교와 상관 없는 연주라는 것이다. 그보다는 악기가 지닌 특성, 여러 소리를 동시에 내어 피아노 등의 보통 건반 악기보다 복합적인 음악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활용하는데 더 집중했다.
하지만 교회에서 녹음을 했다면 앨범에 담긴 것보다 더 웅장한 사운드를 연출할 수 있었을 텐데 그렇지 않아 아쉽다. 소리 자체로 황홀경을 연출할 수 있었으리란 뜻이다. 그렇게 되면 종교적인 맛이 나리라 생각한 것일까? 물론 공간적인 면이 줄어든 만큼 오르간 소리 자체의 미묘한 차이들이 잘 들리는 효과를 낳긴 했다. 그래도 “Last Leviathan”같은 곡을 보다 웅장한 울림으로 표현했다면 한층 강렬했으리라는 미련을 지울 수 없다. 킷 다운스가 아닌 녹음의 문제로 봐야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