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오 토이킷의 해체후 이로 란탈라는 솔로 연주를 중심으로 다양한 프로젝트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 E.S.T의 두 연주자와 함께 내한 공연을 한 것도 그런 경우다.
지난 2017년 4월 독일 브레멘에서 열린 재즈헤드 페스티벌 공연을 담은 이번 앨범에서 이로 란탈라는 솔로 연주와 함께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1번”을 연주했다. 재즈와 클래식을 아우르는 프로그램인데 그럼에도 공연은 큰 위화감이 없다. 피아노 연주자가 재즈와 클래식 모두를 공부했기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Pekka Pohjola”, “Freedom”, “Tears for Esbjörn”은 그 안에 클래식적인 요소가 담겨 있지 않던가?
그럼에도 이 앨범을 재즈로 구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재즈와 클래식이 공존하는 것은 맞지만 공연의 핵심은 모차르트의 연주에 있기 때문이다.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1번의 세 악장을 그는 플로리안 돈데어러가 바이올린을 연주하며 지휘한 도이치 캄머필하모닉 브레멘 오케스트라와 협연했다. 일체의 재즈적인 변형 없이, 클래식 그대로 말이다. 난 클래식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할 위치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로 란탈라의 연주를 두고 뭐라하기 곤란하다. 다만 모차르트의 곡을 매우 부드럽고 낭만적으로 연주했음은 확실하다.
중간에 위치한 모차르트의 연주는 결과적으로 이로 란탈라의 다른 솔로 연주가 즉흥성을 제외하고는 클래식에 많은 관련을 맺고 있음을 확인하게 해준다. 그러니 이 앨범은 재즈로 분류될 수 는 있지만 클래식 쪽에서 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나아가 솔로 곡에서의 화려한 즉흥 연주도 18,19세기의 비루투오소라 불렸던 화려한 기교 중심의 연주로 이해할 수도 있지 않을까?
아무튼 아무리 훌륭하고 편한 연주라 하더라도 재즈 애호가 입장에서는 클래식을 듣는다는 느낌이 더 강할 앨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