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Junction – The Manhattan Transfer (BMG 2018)

그룹은 멤버간의 호흡이 중요하다. 개인의 연주력은 그 다음이다. 특히 보컬 그룹은 일반적인 연주 그룹보다 더 긴밀한 호흡이 요하다. 남녀 보컬 각 2명으로 구성된 보컬 그룹 맨하튼 트랜스퍼는 1970년대부터 조화로운 목소리가 만들어낼 수 있는 아름다움을 모범적으로 보여주었다. 특히 멤버의 변화 속에 1979년에 만들어진 팀 하우저, 앨런 폴, 재니스 시겔, 쉐릴 벤틴 체제는 극상의 하모니로 큰 인기를 얻었다. 이 4인조의 하모니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절묘해졌다.

그런 중 2014년 그룹의 리더 역할을 했던 팀 하우저가 세상을 떠났다. 워낙 네 명의 멤버가 오래 활동했기에 나는 이를 계기로 그룹의 생명력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탄탄한 조직은 멤버 하나가 그만 둔다고 해서 무너지지 않는 법. 오랜 공백기를 가진 끝에 그룹은 새로운 멤버로 LA 출신의 아카펠라 그룹 M팩 출신의 트리스트 컬리스를 영입하며 새로운 음악 여정을 시작했다.

이번 앨범은 그 첫 번째 결과물이다. 앨범에서 그룹은 멤버들의 자작곡과 함께 XTC의 “The Man Who Sailed Around His Soul”, 리키 리 존스의 “Ugly Man”, 그리고 허비 행콕의 “Cantaloupe Island” 등을 노래해 그룹이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새로움을 향한 열망, 현재의 음악을 소화할 수 있는 포용력을 지녔음을 보여주었다. 특히 허비 행콕의 곡의 경우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피아노 연주자의 편곡이 아니라 1990년대 후반 랩과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결합한 음악으로 인기를 얻었던 US3의 버전, 즉 “Cantaloop (Flip Out!)”를 바탕으로 노래해 그룹의 현재 지향적 성격, 멤버 구성의 변화만큼 새로워진 감각을 보여주었다. 실제 “Cantaloop (Flip Out!)”에서 US3의 랩과 연주 부분을 절묘한 하모니로 대체한 부분은 그룹의 신선함을 확인하게 해준다.

한편 그룹은 신선도에만 앨범의 초점을 맞추지는 않았다. 한창 인기를 얻고 있을 때의 맨하튼 트랜스퍼 사운드의 재현에도 공을 들였다. 앨범 타이틀 “연결”은 바로 이를 의미한다. 그렇다고 그룹이 과거의 영광에 의존하기 위해서 과거 사운드의 재현에 공을 들였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그보다는 새로운 멤버 구성이 주는 낯섦, 그룹 역사가 단절되었다는 감상자들의 우려를 지우기 위해서라고 이해해야 한다. 게다가 그 재현이 매우 성공적이기에 이에 대해 비판적 시선을 가질 필요도 없다.

실제 그룹의 노래를 꾸준히 들어온 오랜 애호가들은 이번 앨범의 완성도 높은 친숙함이 매우 반가울 것이다. 나 또한 그랬다. 그래서 그룹의 이후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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