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소폰 연주자 앤디 쉐퍼드의 ECM에서의 네번째 앨범이자 2012년 <Trio Libero>를 시작으로 2015년 <Surround By The Sea>로 이어진 정규 밴드의 세번째 앨범이다. 한편 미셀 베니타(베이스), 세바스티안 로쉬포드(드럼)과 함께 한 트리오로 출발한 밴드는 2015년 기타 연주자 아이빈트 아르셋-ECM에서의 첫 앨범 <Movements in Colour>(2009)에 참여했던-을 합류시켜 쿼텟으로 변했다.
나는 아이빈트 아르셋의 가세가 앤디 쉐퍼드의 음악에 악기를 하나 추가하는 것 이상의 미적 효과를 주었다고 생각한다. <Trio Libero>에서 폭 넓은 공간을 활용한 자유로운 연주도 좋았지만 우주적인 질감의 연출에 뛰어난 기타 연주자의 존재감은 북유럽 연주자들과는 또 다른 공간을 지닌 앤디 쉐퍼드의 음악에 시적인 서정성을 부여했다. 그리고 전체 사운드에 안정을 주는 역할도 했다.
이러한 쿼텟의 매력은 이번 앨범에서 가장 이상적인 모습을 보인다. 앨범에서 색소폰 연주자는 서정과 자유의 긴장을 오가며 그의 음악에 내재되어 있던 이국적인 세계를 탐구하는 여행자로서의 면모를 보인다. “They Came From The North”나 “All Becomes Again”같은 곡이 특히 그렇다. 반면 엘리스 레지나의 노래로 유명한 “Romaria”는 한층 자유로운 연주로 브라질이 아닌 다른 곳으로 공간을 옮겼다.
이러한 공간적 유영에 아이빈트 아르셋의 기타는 마치 오케스트라 같은 울림으로 깊이를 제공한다. 앨범의 시작을 알리는 “And A Day”는 그 중에서도 특별하다. 아마도 지금까지 발표된 앤디 쉐퍼드의 곡 중 가장 서정성이 돋보이는 곡이 아닌가 싶은데 여기서 곡에 잠재되어 있던 상상의 울림을 현실화한 듯한 기타의 면(面)에 가까운 흐름-그렇다! 흐름-은 절대적 역할을 했다.
물론 감상자에 따라서는 <Surround By The Sea>에 비해 역동적인 맛이 떨어졌다고 불평할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 대신 쿼텟의 밀도가 높아진 것, 그 안에서 쿼텟의 것이라 할 수 있는 아름다움이 깊어진 것은 그 불만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게다가 역동성이 줄어든 듯한 느낌은 각 곡들이 몽환적 기타로 인해 부드럽게 포장되었기 때문에 발생한 착각일 수도 있다. 실제 앨범에서 베이스와 드럼은 꾸준히 자기 소리를 내며 리듬의 측면에서도 여행자적 충동을 자극한다.
적어도 내게 이 앨범은 앤디 쉐퍼드가 ECM에서 선보인 앨범들 가운데 최고다.
처음 알게된 색소폰 연주자인데..아, 색소폰연주가 이렇게 서정적일수도 있군요.
한동안 계속 듣게 될 것 같습니다.
앤디 쉐퍼드는 칼라 블레이와 함께 활동한 것이 유명하죠. 피아노-베이스-색소폰 트리오로 연주하곤 했는데 이 도한 좋습니다. ECM에서의 리더작 이전의 앨범들도 괜찮구요. 그런 중 이번 앨범은 말씀하신 서정미가 정말 뛰어나네요.ㅎ
흠..찾아보니, 칼라 블레이와 꽤 오랫동안 활동했었군요. 그럼에도 개인적으로 이 앨범은 뭔가 마음에 확 와닿는 게 있는 것 같습니다.
늦은밤이나 새벽즈음 작업을 하다가도 이 음악을 들으면 잠시 일을 멈추고 막 창문밖을 바라봐야만 할 것 같은 느낌입니다.^^
나에게만 특별히 공명하는 음악이 있죠.콩지니님껜 이번 앨범이 아닌가 싶네요.
비오는 오전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