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chael Wollny독일 출신의 미하엘 볼니 트리오가 두 장의 앨범을 동시에 발매했다. 한 장은 노르웨이 오슬로의 레인보우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Oslo>이고 다른 한 장은 독일 중부 아이제나흐에 위치한 바르트부르그 성에서의 공연을 담은 <Wartburg>이다. 두 앨범은 2017년 9월 1주일 차이를 두고 녹음되었다.
애초 미하엘 볼니는 스튜디오에서 녹음된 트리오 앨범 한 장만을 생각했다고 한다. 그런데 제작자 지기 로흐의 제안으로 3일의 녹음 기간 중 하루를 노르웨이 윈드 앙상블과 협연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앙상블과 트리오는 무성영화 “노스페라투”를 두고 한 연주를 비롯해 몇 차례 호흡을 맞춘 적이 있었다. 그래서 녹음 결과는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러웠다고 한다. 이 때문에 트리오 녹음과 협연을 어떻게 한 앨범에 담을까 고민하다가 처음의 계획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앙상블과의 협연은 처음과 중간 그리고 마지막에 한 곡씩을 넣어 앨범을 완성하기로 했다. 그것이 바로 <Oslo>이다. (처음의 계획대로였다면 앨범 타이틀은 달랐을 것이다.)
글쎄. 노르웨이 윈드 앙상블과의 협연이 이번 앨범에 담긴 것 외에 얼마나 뛰어났는지 모르지만 나는 그 녹음이 앨범 한 장 분량이 아니었다면 이런 선택이 합리적이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협연이 그만큼 의미가 축소되기는 했다. 이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앨범에 담긴 트리오의 음악은 이전 앨범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재즈의 순간성과 현대 클래식의 긴장을 어두움이라는 소스에 비벼낸 연주가 이어진다. 여기에 미하엘 볼니의 자작곡 외에 가브리엘 포레, 폴 힌데미트, 클로드 드뷔시, 에이노유하니 라우타바라 등 클래식 작곡가들의 곡과 노르우에이 윈드 앙상블과의 협연을 이끈 가이르 리스네를 비롯해 하인즈 사우어, 에릭 쉐페르 등 그와 관련된 연주자들의 곡을 연주한 것이 새로운 흥미를 자극한다.
그렇다고 익숙한 반복이라는 것은 아니다. 연주의 진행, 사운드의 질감은 연속적이라 해도 연주 그 자체는 새롭다. 그 가운데 나는 미하엘 볼니와 함께 한 에릭 쉐퍼(드럼), 크리스티안 베버(베이스)에 다른 어느 때보다 주목하게 되었다. 이들 연주자들은 트리오의 전체적인 균형, 합일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피아노와는 다른 층위의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한다. 심지어 서정적인 순간에도 강한 에너지로 전체 사운드를 입체적으로 만든다. 피아노를 따라 호흡을 맞춘다기 보다 이들의 연주에 피아노가 보다 큰 자율성을 획득했다는 인상마저 준다.
이러한 트리오의 모양이 의도된 것이었다고 나는 생각하지 않는다. 전반적인 방향은 몰라도 연주의 순간에 결정되었을 것이다. 바로 여기에 이번 앨범의 새로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