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언 샤렛트는 미국에서 인기 있는 오르간 연주자이다. 다만 그 인기가 미국을 넘어서지는 못하는 듯하다. 아무래도 오르간이 이제는 지나간 스타일-소울 재즈에 특화된- 악기라는 인상이 강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실제 그의 음악 또한 전통적인 하드 밥 스타일을 지향한다.
색소폰 연주자 조지 콜맨과 함께 한 이번 앨범도 그렇다. 한 때 마일스 데이비스의 선택을 받기도 했었던 노장 색소폰 연주자의 음악은 다른 동료들과 달리 과거에 머물렀다. 오르간 연주자는 이 색소폰 연주자를 오래 전부터 알고 지냈다고 한다. 그것이 이번 앨범을 통해 음악적으로 결실을 맺게 되었다.
그런데 60년대 하드 밥 사운드를 지향하면서 조지 콜맨을 존중했기 때문일까? 앨범에서 브라이언 샤렛트의 하몬드 B-3 오르간의 존재감은 생각보다 적게 드러난다. 보통의 반주자 역할에 머무른다. 전체 사운드를 생각해 색소폰을 전면에 부각시켰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오르간의 역할이 매우 적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게다가 60년대 소울 재즈 시대에는 색소폰과 함께 하면서도 오르간의 리더로서의 존재감이 확실했던 앨범이 많았다. 오히려 사이드맨으로 참여한 빅 주리스의 기타가 더 돋보인다.
하지만 역할의 의문을 제외하면 하드 밥/소울 재즈의 깊은 맛이 귀를 즐겁게 한다. 어찌 보면 과거에 탐구가 끝난 길을 편안하게 따라 가는 연주로 들리지만 그 익숙한 흐름이 마음을 편하게 한다. “Stella By Starlight”, “Maiden Voyage” 같은 곡은 뻔함 속에서 신선한 맛까지 느껴진다. 스타일은 오래 되었지만 연주자의 구성 자체에서 음악적인 맛이 생겼다는 뜻이다. 바로 이것이 이 앨범의 존재 이유를 설명한다. 반복이면서도 순간에 충실한 음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