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 포즈는 피아노 연주자 김주헌, 베이스 연주자 김창현 드럼 연주자 김홍기 트럼펫 연주자 신영하로 이루어진 그룹이다. 프랑스어에서 가져온 그룹 이름 “De Pause”는 그 자체로는 불완전하지만 크게 “엄춤”, “휴식:으로 이해할 수 있다. 즉, 그런 편안한 음악을 추구한다는 뜻.
이번 첫 앨범 <Good Afternoon>만 해도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는 연주를 담고 있다. 특히 포레, 사티, 바흐, 알비노니, 베토벤 등 클래식 작곡가들의 널리 알려진 곡들-제목을 몰라도 들으면 아하! 할 수 있는 곡들을 우아하게 연주해 더욱 편안한 맛이 강하다.
내용이 이러한 만큼 쿼텟이 클래식을 연주한 것을 클래식과 재즈의 만남 식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 그것은 부차적인 것일 뿐이다. 주로 트럼펫에 테마를 맡기고 피아노 트리오는 원곡을 반영한 부드러운 진행을 보이는 것, 그래서 재즈 이전에 일 없는 오후의 배경음악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먼저가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편안함을 위해 쿼텟이 음악적인 면을 포기하지는 않았다. 편안함 뒤에는 재즈의 가장 기본적인 면에 충실한 네 사람의 연주가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그런 중에 차라리 조금 더 스윙감을 살렸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다. 여유를 주기 위해 느슨하게 연주하면서 밀고 당기는 감칠맛이 덜해진 것은 분명 아쉽다. 조금 더 흔들리면 연주가 뜨거워지고 그만큼 편안해지지 않으리라 생각했던 것일까?
물론 이러한 부분은 어디까지나 연주자의 선택에 달린 문제다. 하지만 그룹을 구성하는 연주자들이 평소 보여준 음악을 생각하면 보다 더 많은 부분을 아우르는 음악을 할 수 있지 않았나 싶은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자신의 표현욕구를 자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 정도다. 어쩌면 “De Pause”는 연주자들 스스로부터 가졌던 마음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휴식하듯 쉽게 연주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