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출신의 피아노 연주자 베이스 연주자 쟝 프랑소와 제니 클락, 드럼 연주자 다니엘 위마이르와 트리오를 이루어 80,90년대에 활동했었다. 이 트리오는 키스 자렛 트리오에 버금가는 호흡과 대가적 연주로 큰 인기를 얻었다. 피아노 연주자 또한 이 트리오에 매우 만족했다. 1998년 베이스 연주자가 세상을 떠나자 더 이상의 트리오는 없다고 선언할 정도였다. 실제 그는 약 27년간 전통적인 트리오 활동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피아노 연주자에게 있어서 트리오는 솔로 연주자, 밴드 멤버, 그리고 리더로서의 면모를 종합적으로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편성이 아니던가? 결국 그는 2016년 드럼 연주자 에릭 쉐퍼, 베이스 연주자 크리스 제닝스와 새로운 트리오를 이루어 앨범 <Beauty & Truth>를 선보였다. 앨범은 신선함을 잃지 않은 요아킴 쿤의 상상력을 확인하게 해주었다.
2년만에 발매된 이번 새 앨범도 마찬가지다. 노장 연주자는 30년 이상 젊은 연주자들과 함께 친구처럼 어울려 다시 한번 새로운 음악을 들려준다. “사랑과 평화”를 내세운 이번 앨범은 “미(美)와 진실”을 내세웠던 지난 앨범과 성향은 비슷하다. 특히 멤버들의 자작곡을 중심으로 도어즈, 오넷 콜맨의 곡을 연주한 것은 의도적으로 이번 앨범을 2016년 앨범의 연장선상에 두기 위한 선택인 것 같다.
연주 또한 이미 여러 앨범에서 연주했던 “Phrasen”을 대표로 세 연주자의 팽팽한 긴장이 트리오 연주의 매력을 새삼 느끼게 해준다. 여기에 과거 오넷 콜맨과 듀오로 연주하기도 했었던 “Night Plans”, 그리고 “New Pharoah”는 자유로운 움직임을 즐겨온 피아노 연주자의 이력을 확인하게 한다.
하지만 진정한 이번 앨범의 매력은 앨범 후반부가 아닌 전반부에 있다. 타이틀 곡을 비롯해 도어즈, 무소르그스키의 클래식 “La Vieux Chateau“, 그리고 이어지는 “Mustang”, “Barcelona – Wien” 등 요아킴 쿤의 자작곡들은 멜로디가 매우 돋보인다. 이에 따른 트리오의 움직임도 매우 부드럽다. 그리 큰 과장 없이 멜로디를 연주하고 솔로를 이어간다. 이러한 결이 고운 연주는 피아노 연주자의 음악에서 매우 드물었던 부분이다.
한편 앨범 타이틀이나 도어즈나 오넷 콜맨 등의 곡, 그리고 약간은 포화된 듯한 사운드의 질감은 피아노 연주자가 새로운 활력으로 앞으로 나아가면서도 과거, 특히 히피들이 사랑과 평화를 외쳤던 60, 70년대에 시선을 두고 있음을 생각하게 만든다. (그런 차원에서 보면 “La Vieux Chateau“도 무소르그스키가 아닌 이 곡을 연주했던 록 그룹 “EL&”를 염두에 두었을 것 같다.)
또한 과거에 대한 추억은 생동감 가득한 현재 진행형 사운드에 깊은 맛을 부여한다. 옛 것이 좋았다는 수구적 의미가 아닌 새로운 방향설정의 바탕이 되는 교훈으로서 말이다. 결국 이번 앨범은 연륜 깊은 연주자만이 할 수 있는 음악을 담고 있는 것이 된다.
Le Vieux Chateau , ELP나 EL&P 를 염두에 두셨던듯
네. 아무래도 그런것 같죠?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