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간 연주자 로니 스미스의 지난 2016년 앨범 <Revolution>은 실로 멋진 귀환이라 할만한 것이었다. 1960년대 블루 노트 레이블에서의 활동 이후 여러 레이블을 통해 꾸준한 활동을 했지만 그는 그리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래서 블루 노트에서의 새 앨범은 노장의 건재를 제대로 확인하게 해주었다. 물론 제대로 된 제작 환경과 마케팅의 덕이 컸지만 그만큼 안정적인 여건이 좋은 음악으로 이어졌음을 무시할 수 없겠다. 과거에 머물러 있던 연주자를 현재 진행형 연주자로 만들었다고 할까? (그렇다고 내가 70년대부터 2000년대에 이르는 그의 다른 앨범들을 무시한다고는 생각하지 말자.)
이것은 이번 새 앨범에서도 잘 드러난다. 2017년 여름 자신의 75세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가졌던 뉴욕의 재즈 스텐더드 클럽에서의 공연을 담고 있는 이 앨범에서 그는 모든 상황을 다 겪어봐 알고 있다는 식의 여유로운 연주를 들려준다. 관객들의 반응과 상관 없이 조용히 눈을 감은 채 자신만의 연주를 펼치는 그를 상상하게 한다. 그렇게 현실에서 살짝 떨어져 있는 듯한 자세가 그의 소울 재즈를 지속시켰으리라.
앨범에서 오르간 연주자는 기타 연주자 조나단 크라이스버그, 드럼 연주자 조나단 블레이크와 트리오를 이루어 소울 재즈에 바탕을 둔 연주를 펼쳤다. 따라서 늘 하던 그 연주라 하겠지만 연주한 곡들의 면모에서 60년대는 물론 지난 앨범과도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 웨인 쇼터의 “Juju”를 비롯해 폴 사이먼의 “50 Ways To Leave Your Lover” 등의 곡을 연주한 것. 모든 곡에서 그루브한 감각은 그대로이지만 그래도 모달 재즈의 간결한 구조를 오르간의 울림을 통해 색채감을 부여하고 기타를 중심으로 서정적인 맛까지 지닌 멜로디를 강조하면서도 펑키함을 유지하는 것은 분명 이전에 비해 한층 현대화된 모습이라 할만하다. 또한 “Alhambra”에서의 신비롭기까지한 긴장 가득한 연주도 새로운 차이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