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소폰 연주자 찰리 루스는 1988년 우리 나이로 65세에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비교적 꾸준히 활동했음에도 솔로 연주자로서는 그다지 큰 조명을 받지 못했다. 여전히 1959년부터 1970년까지 피아노 연주자 델로니어스 몽크 그룹의 멤버로 활동한 것만 기억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떠나 그는 독자적인 조명을 받아도 좋은 실력 있는 연주자였다. 역설적이지만 워낙 독특한 성격의 소유자이자 음악에 있어서도 긴장을 즐겼던 피아노 연주자와 오랜 시간 함께 했다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그렇다고 그가 델로니어스 몽크처럼 긴장을 즐기는 연주자였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부드러운 질감으로 편안하고 안정적인 연주를 즐겼다. 그것이 오히려 피아노 연주자의 음악에 균형감을 주었기에 오래 함께 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그는 경력에 비해 그리 많은 리더 앨범을 남기지 않았다. 하지만 그 앨범들은 하나같이 재즈의 진득한 매력을 담아낸 것이었다. 1960년 12월, 그러니까 델로니어스 몽크 그룹의 일원으로 활동하던 당시에 녹음한 앨범 <Yeah!> 또한 마찬가지였다. 자작곡과 스탠더드 곡을 고르게 연주한 이 앨범에서 그는 템포와 상관 없이 일체의 긴장을 허용하지 않으려는 듯한 부드러운 연주를 들려주었다. 특히 “There’s No Great Love”, “Stellar By Starlight” 등의 발라드 곡에서 안개 같은 톤으로 펼친 솔로는 그가 지닌 따스하고 너그러운 풍모를 제대로 느끼게 해주었다. 여기에 피아노 연주자 비릴 가드너를 중심으로 한 리듬 섹션의 차분한 연주 또한 앨범의 낭만성을 더욱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