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앨범은 보통 스탄 겟츠의 앨범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은 (앨범 타이틀에도 나와 있듯이) 피아노 연주자이자 보컬인 지미 로울스의 앨범이다. 넓게 생각해도 두 사람의 공동 리더 앨범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색소폰 연주자를 앞세운 것은 색소폰 연주자가 50대에 접어든 나이에도 여전히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에 비해 피아노 연주자는 여러 장의 리더 앨범을 녹음했지만 사라 본, 엘라 핏제랄드, 카멘 맥래, 페기 리 등 여성 보컬의 반주자로 더 많이 알려져 있었다.
피아노 연주자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되고 있었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1975년 10월 스탄 겟츠는 자신이 직접 제작까지 책임지며 그룹 연주, 듀오 연주, 솔로 연주 등으로 구성된 앨범을 녹음했다. 앨범은 곧바로 지미 로울스의 대표작으로 평가 받을 만큼 성공적이었다. 스탄 겟츠의 포근하고 부드러운 색소폰 연주의 지원 속에 지미 로울스는 적절한 스윙감을 유지하며 편안한 솔로 연주를 이어갔다. “Body & Soul”같은 곡에서는 아예 솔로로 자신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리고 “I’ll Never Be The Same”, “My Buddy” 등에서 그윽한 중저음으로 부른 그의 편안한 노래는 상당한 매혹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The Chess Players”에서 존 헨드릭스와 그의 가족, 그리고 스탄 겟츠의 아내 비벌리 겟츠까지 보컬로 참여한 것 또한 보컬 곡에 대한 관심을 높게 했다.
한편 공작새의 우아한 몸짓을 음악으로 형상화한 듯한 앨범 타이틀 곡 “The Peacocks”는 이후 수많은 연주자들이 연주하는 스탠더드 곡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