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브 파이크는 1960년대부터 80년대 사이에 꾸준한 활동을 펼쳤던 비브라폰 연주자이다. 그는 어린 시절 드럼을 먼저 배운 후 독학으로 비브라폰 주법을 익혔다. 그의 연주는 리오넬 햄튼, 밀트 잭슨 등의 영향을 받았지만 비브라톤에 전기 앰프를 연결해 그 소리를 증폭했다는 점에서 또 다른 면을 보였다. 종종 자신의 악기를 스팀테이블(Steamtable)”이라 불렀던 그는 초기에는 열기 가득한 비밥 성향의 연주에 주력했다.
1961년 가을에 녹음된 두 번째 리더 앨범 <Pike’s Peak>은 이를 잘 담아내었다. 베이스 연주자 허비 루이스와 드럼 연주자 월터 파킨스에 막 빌리지 뱅가드 클럽에서 라이브로 녹음된 앨범 <Sunday at the Village Vanguard>로 재즈 피아노 트리오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던, 그럼에도 베이스 연주자 스콧 라파로의 사망으로 인한 실의에사 빠져나오려 몸부림치던 피아노 연주자 빌 에반스가 가세한 이 앨범에서 비브라폰 연주자는 템포와 상관 없이 열기로 가득한 솔로 연주를 펼쳤다.
특히 마일스 데이비스의 “So What”에서 영감을 받은 첫 곡 “Why Not” 나 아예 마일스 데이비스의 곡을 연주한 “Vierd Blues”에서 허밍을 곁들인 강렬한 솔로와 즉흥 잼 세션에 가까운 인터플레이는 연주의 즐거움을 제대로 느끼게 해주었다. 한편 발라드 곡 “Wild Is The Wind” 에서는 영롱한 질감과 울렁거림을 잘 활용한 사려 깊은 솔로 연주 또한 하드 밥의 매력을 느끼게 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