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럼 연주자 데이브 배일리가 전문 연주자로 활동했던 기간은 매우 짧다. 2차 대전 중 파일럿으로 근무했던 그는 1950년대 초반부터 1960년대까지 활동한 후 재즈를 떠나 항공 교관을 거쳐 음악 교육자로서의 삶을 살았다. 비교적 짧은 기간이었지만 그 사이 그는 제리 멀리건, 루 도날드슨, 클락 테리 등 정상급 연주자들의 앨범에 참여하는 등 매우 인상적인 활동을 펼쳤다. 1960년부터 61년 사이에 녹음한 5장의 리더 앨범 또한 인상적이었다.
그 가운데 <One Foot in the Gutter>는 그의 첫 뻔째 리더 앨범으로 스튜디오에서 소수의 관객을 초청한 라이브 형식으로 녹음되었다. 트럼펫 연주자 클락 테리를 비롯해 커티스 풀러(트롬본), 주니어 쿡(색소폰), 호레이스 팔란(피아노), 펙 모리슨(베이스) 등 당대 최고의 연주자들로 구성된 섹스텟은 여유로운 템포를 바탕으로 매력적인 하드 밥 사운드를 만들어 냈다. 느긋하게 연주했기 때문인지 각 곡들의 연주 시간도 길었다. 그 결과 당시 발매된 LP에는 10분여간 연주된 타이틀 곡과 “Well You Needn’t”, 20여분간 연주된 “Sandu” 이렇게 3곡만 수록되었다.
이 곡들에서 연주자들은 질서 있게 자신의 솔로 연주를 이어갔다. 하지만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화려한 솔로 연주가 아닌 전체 앙상블의 조화였다. 자유로이 인터플레이를 펼치면서도 촘촘한 호흡으로 단단한 하드 밥 사운드를 만들어 내는 것. 리더인 드럼 연주자도 자신을 드러내기 보다는 전면의 혼 연주자들을 지원하는데 집중했다.
그 결과 앨범은 데이브 배일리의 짧은 활동을 아쉬워하게 만드는, 1960년대의 명연을 담은 앨범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