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 자렛은 자유로운 즉흥 솔로 콘서트, 재즈 역사상 가장 뛰어난 트리오의 하나로 평가 받는 스탠더드 트리오 등으로 평단과 애호가들로부터 가장 큰 사랑을 받고 있는 피아노 연주자이다. 그는 앨범마다 새로운 상상력으로 가득한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성향은 초기부터 계속된 것이었다. 특히 그는 1970년대 초반 찰리 헤이든(베이스), 폴 모션(드럼)과 함께 하던 트리오에 색소폰 연주자 듀이 레드맨을 추가해 흔히 아메리칸 쿼텟이라 불리는 그룹을 결성했다. 이 쿼텟에서 키스 자렛은 종종 피아노 외에 소프라노 색소폰과 타악기 등을 연주해 한층 이색적인 음악을 펼쳤다.
콜럼비아 레이블에서의 유일한 앨범 <Expectations>도 그랬다. 1972년에 이 앨범을 녹음하면서 키스 자렛은 피아노 외에 오르간, 소프라노 색소폰 등을 연주했다. 그리고 기존 쿼텟에 샘 브라운(기타), 에어토 모레이라(타악기)를 합류시키는 한편 브라스 섹션과 스트링 앙상블까지 기용했다. 이를 기반으로 그는 아방가르드 재즈, 록, 소울, 가스펠 등 다채로운 요소가 혼재된 화려하고 서사적인 음악을 만들어냈다.
그런 중에도 그의 피아노 연주는 여전히 빛을 발했다. 스트링 앙상블이 가세한 앨범 타이틀 곡에서의 서정적인 피아노 연주, “Bring Back the Time When (If)”에서의 특유의 흥얼거림을 곁들인 화려한 솔로, “Take Me Back”에서의 소울, 가스펠적인 요소를 담아낸 연주 등은 그만의 개성이 되어 후에 더 많은 사람들을 사로잡게 될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