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펫 연주자 쳇 베이커는 재즈계의 제임스 딘이라 불릴 정도의 수려한 외모와 모성 본능을 자극하는 보컬, 낭만적인 연주에서 빛을 발하는 솔로 연주로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그의 삶은 비극적이었다. 마약 중독 때문이었다. 그는1950년대부터 마약을 알게 된 후 평생 끊지 못하고 자기 파괴의 삶을 살았다. 역설적인 것은 어두운 그의 삶과 달리 음악은 한 없이 낭만적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1960년 8월 이탈리아 순회 공연 중 소지로 체포되었다. 이후 1년 7개월 10일 형을 받고 토스카나주 루카에 위치한 교도소에 수감되었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이듬 해 12월 15일 모범수로 석방되었다. 교도소 생활을 하면서 음악에 대한 갈증이 심해졌던 것일까? 출소 후 그는 곧바로 이탈리아 연주자들을 소집해 투어를 시작했다. 그와 앨범도 녹음했다.
<Chet Is Back>이라는 타이틀로 발매된 앨범에서 그는 평소의 나른하고 낭만적인 연주와는 다른 역동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연주를 펼쳤다. 평소 절제를 통해 여백을 살렸던 것과는 달리 분출하는 열기로 공간을 꽉 채우는 연주 였다. 연주된 곡들의 면모 또한 앨범을 쿨 재즈보다 비밥 재즈로 인식하게 했다. 정말 교도소 복역에도 불구하고 그의 연주력은 건재함을 알리는 연주였다.
한편 CD로 재발매되면서 앨범에는 같은 해 엔리오 모리코네와 함께 녹음한 네 곡이 추가되었다. 이 녹음에서 쳇 베이커는 엔니오 모리코네가 이끄는 오케스트라 반주 위로 트럼펫을 연주하는 한편 이탈리아어로 노래했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했던 낭만적이고 달콤한 연주와 노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