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멘 맥래는 흔히 말하는 재즈 보컬의 3대 디바인 엘라 핏제랄드, 빌리 할리데이 만큼의 인기를 누리지는 못했지만 실력만큼은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보컬이다. 그녀는 10대 시절 빌리 할리데이의 피아노 연주자로 활동했던 테디 윌슨을 통해 빌리 할리데이를 만났다. 이후 베니 카터, 머서 엘링턴 밴드 등에서 피아노 연주자로 활동을 먼저 시작했지만 노래를 병행하고 나아가 전문 보컬로서의 삶을 살게 된 데에는 빌리 할리데이와의 인연이 결정적이었다. 그래서 평소 빌리 할리데이가 없었다면 자신도 없었다고 말하곤 했다.
따라서 빌리 할리데이가 1959년 7월에 사망하자 그녀를 위한 앨범을 녹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자신의 우상이 세상을 떠난 지 2년이 지난 여름 카멘 맥래는 에디 록조 데이비스, 냇 아들레이를 비롯한 6명의 연주자를 대동하고 “Lover Man”, “God Bless the Child”, “Strange Fruits”빌리 할리데이가 평소 즐겨 노래했던 곡들을 녹음했다.
그렇다고 그 스타일까지 고인을 따르지는 않았다. 당시 카멘 맥래는 최고의 보컬로 인정받고 있었다. 그만큼 그녀의 노래는 빌리 할리데이와는 다른 그녀만의 매력을 발산했다. “Them There Eyes” 등에서의 넘치는 스윙감은 분명 빌리 할리데이와는 다른 것이었다. 또한 각 곡에 담긴 정서 또한 한층 부드러운 목소리만큼이나 더 낭만적이었다. 그래도 빌리 할리데이를 상징하는 곡의 하나로 먼델 로우의 기타 반주에 맞추어 비통한 분위기로 노래한 “Strange Fruits”에서는 우상의 그림자를 많이 드러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