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브룩마이어는 웨스트 코스트 재즈 혹은 쿨 재즈를 풍성하게 했던 밸브 트롬본 연주자이자 피아노 연주자, 그리고 작, 편곡자였다. 그는 1954년부터 리더 앨범을 녹음했다. 하지만 같은 시기 제리 멀리건, 스탄 겟츠, 지미 주프레 등의 색소폰 연주자와의 활동으로 더 큰 주목을 받았다.
1964년 5월에 녹음된 앨범 <Bob Brookmeyer & Friends>는 스탄 겟츠와의 7년만의 만남을 중심으로 당시 재즈에 신선한 기운을 불어넣고 있던 게리 버튼(비브라폰), 허비 행콕(피아노), 론 카터(베이스) 등의 신예-지금은 거장이 된- 연주자들과 엘빈 존스(드럼)와의 만남을 담고 있다.
그런데 자작곡만을 연주하려 했던 밥 브룩마이어와 스탠더드 곡만을 연주하기를 원했던 제작자 테오 마세로의 충돌로 인해 앨범 녹음 당시 분위기는 그리 좋지 않았다. 게다가 제작자는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스탄 겟츠의 명성을 이용하고자 했다. 결국 둘의 충돌은 트롬본 연주자의 자작곡과 스탠더드 곡을 섞어서 연주하는 것으로 정리되었다.
이러한 긴장에도 불구하고 앨범의 사운드는 한 없이 부드럽고 우아했다. 밥 브룩마이어의 트롬본과 스탄 겟츠의 색소폰은 7년 전보다 한층 더 긴밀한 어울림으로 포근함을 연출했으며 게리 버튼의 영롱한 비브라폰도 나른한 질감을 전체 사운드에 부여했다. 그 가운데 “Misty”는 이러한 밴드의 매력이 잘 반영된 백미(白眉)였다.
한편 이 앨범은 CD로 발매되면서 미공개 트랙이 추가되었는데 그 가운데 “Day Dream”에서는 남성 보컬 토니 베넷이 참여해 나른한 맛을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