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연주자 루 레비는 아트 테이텀, 버드 파웰 등의 명인들에게서 영향을 받은 화려한 기교를 지닌 실력파 피아노 연주자였다. 1928년 생으로 10대 후반부터 전문 연주자로서 활동을 시작한 그는 우디 허먼, 사라 본, 토미 돌시, 플립 필립스 등과 함께 하며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갔다.
하지만 연주자로서의 삶이 어려웠는지 1950년대 초반 재즈계를 떠나 2년여간 의학저널 출판업에서 일을 하기도 했다. 그 뒤 음악에 대한 사랑을 지우지 못해 1954년 다시 재즈계로 돌아왔다. 복귀 후에도 그는 페기 리, 엘라 핏제랄드, 준 크리스티 등의 여성 보컬들이나 쇼티 로저스, 스탄 겟츠 등 웨스트 코스트 재즈 연주자들의 사이드맨으로서 활동했다. 그래도 복귀 후 약 10년여 간은 자신의 이름으로 앨범을 녹음할 기회를 꾸준히 얻었다. 그 가운데 1957년 1월 헐리우드에서 베이스 연주자 맥스 베넷, 드럼 연주자 스탄 레비와 트리오를 이루어 녹음한 앨범 <A Most Musical Fella>는 그의 대표작이라 해도 좋을 반짝이는 연주를 담고 있다.
루 레비의 매력은 화려한 비밥 스타일의 연주에 쿨 재즈의 산뜻한 정서를 담아낼 줄 알았다는 것에 있다. 이 앨범에서도 그는 질주 본능으로 가득한 화려한 솔로 연주를 펼치면서 그 안에 산뜻하고 낙관적인 쿨 재즈의 정서를 담아내었다. 그 중 영롱한 질감으로 낭만 가득한 솔로를 펼친 “We’ll Be Together Again”이나 유쾌한 노래처럼 연주한 “Night & Day”는 피아노 연주자를 가장 음악적인 친구(A Most Musical Fella)로 생각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