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드레 프레빈의 이력은 독특하다. 유대계 러시아 혈통으로 독일에서 태어나 나치를 피해 미국으로 이주한 그는 현재 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피츠버그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이끌었던 클래식 지휘자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본격적인 지휘 활동을 하기 전까지 그는 20여년에 걸쳐 재즈 피아노 연주자로서 오스카 피터슨이나 호레이스 실버처럼 밝고 산뜻한 스타일의 연주를 펼쳤다. 클래식 연주자의 외도가 아닌, 재즈 역사상 기억될 인상적인 활동이었다. (1990년대 이후에 재즈 연주를 재개했다.)
1962년 앙드레 프레빈은 NBC 방송국의 스티브 알렌 쇼에서 기타 연주자 허브 엘리스를 만났다. 기타 연주자와의 협연이 마음에 들었던 피아노 연주자는 내친 김에 종종 호흡을 맞춘 드럼 연주자 쉘리 만과 당시 오스카 피터슨 트리오의 멤버였던 베이스 연주자 레이 브라운이 가세한 올스타 쿼텟 앨범 <4 To Go!>를 녹음했다.
스탠더드 곡과 연주자들의 자작곡으로 채워진 이 앨범에서도 산뜻한 스윙감과 낙관적이고 밝은 정서가 돋보이는 앙드레 프레빈의 연주는 반짝 빛이 났다. 그는 “No Moon At All”부터 “Don’t Sing Along”에 이르기까지 날아갈 듯 가볍게 움직이며 행복의 기운으로 가득한 솔로를 이어갔다. 그러면서 리더로서 자신의 연주만을 부각시키지 않고 동료 연주자들과 즉흥적이면서도 편안한 호흡을 이루었다. 마치 마음 맞는 친구들이 모여 파티를 연 것 같은 정겨움으로 가득한 쿼텟 연주였다. 동시에 그것은 웨스트 코스트 재즈의 매력을 제대로 드러낸 연주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