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태생으로 오스트리아에서 자라 지금은 독일에 살고 있는 여성 보컬 나탈리아 마테오의 세 번째 앨범이다. 지금까지 그녀는 재즈, 폴란드의 포크 음악, 팝, 록을 버무린 음악을 선보여왔다. 이번 앨범도 그 기조는 그대로이다. “깊은 곳으로부터”라는 타이틀처럼 차분히 가라 앉은 분위기로 가득한 노래를 부른다. “Elegia Pielgrzyma 순례자의 비가”, 폴란드 재즈의 중요 인물이기도 한 크리즈토프 코메다의 영화 음악을 노래한 “Kolysanka Rosemary / Rosemary´s Bab” 등의 곡이 좋은 예이다. 때로는 동향의 안나 마리아 요펙을 연상시키는 스모키 보이스로 긴장 가득한 상황에서 매우 평온하게 노래하는데 그것이 참 아름답다.
그러나 휘트니 휴스턴의 노래로 유명한 “I Will Always Love You”를 노래한 것은 판단 착오가 아닌가 싶다. 아니 곡 자체보다 전자적 질감으로 편곡한 것이 문제이다. 일종의 단조로운 흐름에 분위기 전환을 위한 배치였을 지 모르나 앨범 전체의 균질감을 떨어뜨린다. 차라리 세바스티안 질의 동양적 여백이 느껴지는 솔로가 돋보이는 마지막 곡 “François Villon-Modlitwa”이나 그 앞의 탄식과 절규를 오가는 보컬과 건조한 색소폰의 어울림이 매혹적인 “Dziwny jest ten swiat 이상한 세상”같은 어두운 분위기를 유지했다면 한층 더 완성된 느낌을 주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