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연주자 정영호는 2012년 경인방송 주최 제1회 “기타 킹” 대회 우승자이다. 이번 앨범은 2014년 첫 앨범 <Beautiful Things>에 이은 두 번째 앨범으로 첫 앨범 이후에 쓴 곡들을 중심으로 그 이전에 쓴 몇 곡을 연주해 두 장의 CD에 담고 있다. 흥미롭게도 이 기타 연주자는 대학 입학 후에 기타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전문 연주자로서는 늦은 셈. 그럼에도 한 대의 어쿠스틱 기타로 베이스, 멜로디, 화음, 타악기 소리 등을 표현할 것을 요구하는 핑거 스타일 기타 연주자가 된 것은 그의 노력도 노력이지만 그만큼 음악적 감각이 있다는 뜻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그의 음악을 들어보면 그의 매력은 우선적으로 화려한 기교 자체보다는 귀에 들어오는 멜로디를 뜻 줄 아는 작곡 능력에 있다. 내지에 그가 쓴 곡 소개를 보면 그가 일상에서 여러 일들을 겪을 때마다 일기를 쓰듯 이를 음악으로 옮겼음을 알게 된다. 그렇기에 그의 음악은 정겨움, 아련함 등의 정서적인 요인이 귀를 사로잡는다. 기교적인 부분은 이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그 결과 이 앨범에서는 정서적인 부분이 나른한 오후처럼 느긋하고 여유롭기에 “와~어떻게 이걸 혼자서 연주할까!”할 정도의 놀라운 연주는 드러나지 않는다. 감상자에 따라서는 좀 심심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다. 그래도 겸손한 연주에 담긴 정겨움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