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간 연주자 로다 스콧은 미국 출신이지만 오랜 시간 프랑스에 머물며 활동하고 있다. 지난 2004년 그녀는 비엔 재즈 페스티벌을 위해 여성 연주자들로만 구성된 레이디 쿼텟을 결성했다. 이후 2008년 멤버의 변화를 통해 소피 알루, 리사 캇 베로, 줄리 소리 등과 새로이 쿼텟을 이루어 <Live in Paris at the Sunset>을 선보였다. 그리고 8년만에 다시 새 앨범을 선보이게 되었다.
기존 레이디 쿼텟 외에 제랄딘 로랑, 안 파세오 등의 또 다른 여성 연주자들과 남성 연주자 줄리앙 알루까지 게스트로 적재적소에 배치해 만들어낸 이번 앨범의 음악은 아주 새로울 것은 없다. 오르간 연주자가 리더인 만큼 오르간이 가장 큰 매력을 발산했던 시대의 음악, 그러니까 60년대 소울 재즈, 펑키 재즈가 주를 이룬다. 여성 연주자들의 조합이라고 해서 특별하게 볼 것도 없다. 8년 전에 비해 각각 프랑스 내에서 실력파 연주자로 성장한 멤버와 게스트들의 연주는 성차(性差)와 상관 없는 실력을 드러낸다. 글쎄. 시종일관 낭만적이라는 것을 여성적이라 할 수 있을까?
그렇다고 그냥 뻔한 앨범이냐 하면 그것은 또 아니다. 지난 시절의 어법에 충실한 연주이지만 울렁이는 오르간을 중심으로 브라스 섹션과 드럼의 합이 만들어 내는 단단함, 라이브 연주가 주는 들뜬 분위기는 어찌될 지 잘 알면서도 끝까지 보게 되는 액션 영화처럼 귀를 사로잡는다. 익숙한 즐거움으로 가득한 앨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