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연주자 김준범의 첫 번째 앨범이다. 기타 연주자는 이 앨범을 음악적인 삶 제 1막의 결과물이라 말한다. 음악을 공부하던 시절을 정리하는 마음으로 앨범을 녹음한 듯하다. 실제 2009년부터 2015년 사이에 작곡했다는 곡들은 고마운 사람들-예를 들면 기타 연주자 폴 볼렌백 같은 스승들-, 사랑에 빠졌던 날의 추억, 진로를 고민하던 시절, 책을 읽고 난 후의 느낌, 군대 시절 등 기타 연주자의 특별한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앨범 타이틀은 이러한 기타 연주자의 감성을 대변하는 것이리라.
기타 연주자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서인지 수록된 8곡들은 모두 정서적 흡입력이 좋다. 이것은 무엇보다 귀에 쉽게 들어오는 멜로디에 기인한다. 기타 연주자가 자신의 감정을 멜로디로 표현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지녔음을 느끼게 한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솔로의 전개에 있어서는 테마의 낭만적 분위기에만 의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Between The Door”의 경우 스탠더드 곡 “With A Song In My Heart”에서 영감을 받은 듯한 멜로디는 매우 낭만적인데 이후 전개되는 솔로는 우수의 정서를 드러낸다. 게다가 멜로디의 영역을 벗어난 자유로운 면모도 보인다.
이처럼 어울리지 않을 듯 하면서도 어울리는 낭만적 멜로디와 긴장 어린 솔로의 공존은 모든 곡에서 이어진다. 그것이 일견 평범해 보이는 이 앨범을 특별하게 만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