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9년여간 머무르며 여러 세계적인 연주자들과 다채로운 활동을 펼치며 자신의 음악을 만들어왔다는 베이스 연주자 이준삼의 첫 번째 앨범이다. 국내가 아닌 미국의 오리진 레이블에서 발매되었다. 이번 첫 앨범에서 베이스 연주자는 다채로운 경험을 반영한 듯 다양한 연주자들을 불렀다. 애런 팍스와 네이트 우드가 그와 트리오를 이루고 있으며 여기에 랄프 알레시, 벤 몬더 등의 세계적 연주자들과 프랑스 하모니카 연주자 이보닉 프렌느 그리고 우리 보컬 신예원과 대금 연주자 한충은까지 참여하고 있다.
그 결과 게스트 연주자에 따라 음악의 질감이 다채로이 변한다. 벤 몬더가 참여한 강렬한 분위기의 “Zadrak”과 이보닉 프렌느의 하모니카 연주가 낭만적인 “Boa Noite”가 공존하고 신예원의 신비로운 스캣이 아름다운 “Love Trauma”와 한충은의 대금이 푸근한 “도라지꽃”이 공간을 가로지르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게스트와 상관 없이 곳곳에 희미하게 드러나는 한국적인 색채감이다. 그렇다고 의도적으로 재즈와 우리 음악의 만남 같은 것을 하려 했다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9년간 외국에서 살며 그가 느꼈을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이 음악에 담겨 있다고 보는 편이 나을 것이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우리 베이스 연주자의 개성이 드러난다. 자신이 배운 것 경험한 것은 물론 자신의 몸 속에 내재된 것으로 자유로이 음악을 만들고 연주하기. 이것이 바로 이준삼의 장점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