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소폰 연주자 데이브 리브만과 피아노 연주자 리치 바이라흐는 지금은 각각의 활동으로 바쁘지만 1960년대부터 음악적으로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우정을 유지해왔다. 이런 두 연주자가 70을 가까이 두고 모처럼 만나 듀오 연주를 펼쳤다. 앨범 타이틀에서 알 수 있듯이 발라드만을 연주했다. 자작곡 외에 바흐,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 웨인 쇼터, 듀크 엘링턴, 존 콜트레인 등 실로 다양한 성향의 곡들이 색소폰 혹은 플루트와 피아노의 듀오 연주로 순수하디 순수한 모습을 드러낸다. 하지만 두 사람의 연주는 발라드라고 해서 달콤한 멜로디에만 의존하지는 않는다. 앨범 타이들 “발라드의 풍경”처럼 두 악기의 어울림을 통해 회화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리고 그 분위기에는 여백이 제 3의 악기 같은 역할을 하며 서정성 뒤로 긴장을 드리운다. 고요한 수면을 보면 그 평화로운 풍경에서 불현듯 불안을 느끼게 되듯이 두 연주자의 어울림은 차분하면서도 역동적이다. 글쎄. 감상자에 따라 사람을 마냥 늘어지게 하지 않는 연주가 불편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긴장이야 말로 70분이 넘는 연주를 지루하지 않고 끝까지 듣게 만드는, 감상의 순간을 매혹적으로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 나는 생각한다.
Balladscapes – Dave Liebman, Richie Beirach (Intuition 2016)
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