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한 일요일이었다. 지난 주에는 기획서 하나를 마무리한다고 일요일까지 일했었다. 그래서인지 이번 일요일 의 한가로움이 매우 좋았다. 무엇보다 잠을 자지 못하고 긴장만 했던 몸이 반겼다. 더위마저 좋았다.
색소폰 연주자 스탄 겟츠가 브라질 출신의 기타 연주자 루이스 본파와 함께 연주한 “Ebony Samba”가 이런 날 함께 했다. 푸근하고 느긋한 색소폰 톤이 무더운 여름 날마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했다.
색소폰 연주자는 1963년 2월 이 앨범을 녹음하고 3월 질베르토 부부와 함께 그 유명한 앨범 <Getz/Gilberto>를 녹음했다. 약 한달 사이에 보사노바 재즈를 대표하게 될 앨범 두 장을 녹음한 것이다. 한번 제대로 보사노바를 연주해보자고 마음 먹었던 것일까?
그런데 생각해 보면 보통의 감상자들이 그의 보사노바 연주에서 편안함, 한가로움을 느끼는 것처럼 그 또한 보사노바에서 같은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말하자면 그는 보사노바에서 일요일을 발견했던 것 같다. 쟁쟁한 연주자들 사이에서 배틀을 펼치고 새로운 연주를 위해 늘 긴장했던 그에게 여유로운 보사노바 리듬은 휴식과도 같았을 것이다. 이렇게 리듬 이전에 이런 자신의 느낌을 우선으로 연주했기에 다른 누구도 흉내내기 어려운 아름다운 결과물들을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매일이 휴일 같다면 그 휴일은 의미가 없는 법이다. 보사노바 재즈가 선풍적인 인기를 얻게 되고 그 또한 보사노바 재즈의 대표자의 위치에 오른 후 그는 그 특정한 시기가 그의 평생을 결정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래서 사람들이 보사노바 연주만을 그에게서 기대하는 것을 거북해 하기도 했다.
결국 그는 다시 뜨거운 연주로 돌아갔다. 하지만 그것은 과거와는 또 다른 연주였다. 브라질 여행에서 돌아온 여유 있는 연주자만이 할 수 있는 깊은 연주.
그래서 나 또한 스탄 겟츠의 보사노바 재즈를 들으며 편안한 마음으로 새로운 한 주를 준비해 본다.
생활패턴이 여유로울때 보사노바를 듣는 거랑, 완전 바쁘게 살다가 비록 짧은 순간이지만..그때 보사노바를 듣는 느낌은 정말 확연히 다른 것 같습니다. 같은 곡이라도 말이죠.
오늘 점심 때 이 포스팅을 보고, 잠시 간만에 여유를 느꼈습니다.
그때 느낌의 여운이 지금까지 남네요.^^
바쁠때 갖는 5분의 여유…일 없이 5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훨씬 달콤하죠. 에스프레소 같다고 할까? ㅎ
그렇죠..강렬하죠!^^
근데, 그걸 가능하게 해주는 원천은 늘 재즈스페이스에요.
마치 연어처럼..ㅋ 나도 모르게 어느새 요기 들어와서 음악을 듣고 있습니다.
아하…그럼 많이 바쁘시길..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