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소폰 연주자 시머스 블래이크와 크리스 칙이 함께 한 새로운 퀸텟 앨범이다. 이 두 연주자는 지난 2004년 앨범 <Reeds Ramble>을 통해 매우 산뜻하고 기분좋은 연주를 들려주었다. 이번 앨범은 그 연장선상에 놓인 것으로 에단 아이버슨(피아노), 맷 펜멘(베이스), 조켄 루커트(드럼)이 다시 한번 함께 했다. 이번에는 아예 밴드 이름을 첫 앨범의 Reeds Ramble로 정한 것으로 보아 한동안 이 밴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것이 나는 반갑다. 물론 연주자의 즉흥적 만남이 가져다 주는 의외의 신선한 연주도 좋지만 어느 정도 장기적으로 함께 하면서 보다 깊은 이해를 통해 만들어 낸 음악이 주는 즐거움이 질적인 측면에서는 더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번 앨범만 해도 스타일에 있어서는 그냥 평범한 포스트 밥 앨범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연주를 풀어나가는 방식, 멜로디와 솔로를 통해 음악에 이야기를 담는 연주 등에서 보통의 앨범과 차별성이 느껴지는데 이 모두 다섯 연주자의 깊은 호흡을 통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앨범은 밝고 경쾌한 분위기가 지배한다. 여기에는 곡 자체가 지닌 멜로디를 잘 살렸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간간히 라틴적인 요소를 넣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 줌의 햇살을 양념처럼 넣었다고 할까? 두 색소폰 연주자의 연주도 경쟁보다는 오밀조밀한 대화로 이루어진 것도 빼 놓을 수 없는 요소이다. 그래서 거쉰 작곡의 타이틀 곡부터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의 “Surfboard” 등 공간과 스타일이 다른 곡들이 보기 좋게 공존할 수 있었다.
전통적인 비밥 연주를 나는 다소 식상해 하고 있다. 과거 50,60년대를 뛰어 넘는 연주를 만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오히려 새로운 연주들은 그 시대를 그리워 하고 안주하려 한다. 그런데 시머스 블래이크와 크리스 칙은 조금은 다른 생각을 하게 한다. 연주와 스타일 이전에 중요한 것은 함께 하는 연주자들이 담아내는 이야기, 이미지가 과거에 구속당하지 않는 이 시대의 음악을 만들어 낸다는 것을. 평범함이 특별해 지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언어, 그래서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자신의 이야기를 할 때임을 생각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