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 스나키 퍼피는 의욕적으로 두 장의 앨범을 발표했다. 그 두 장의 앨범 모두 스나키 퍼피의 음악적 자유로움을 잘 반영한 수준 높은 음악을 들려준다. 과욕이라는 느낌을 전혀 주지 않는다. 그 가운데 먼저 발매된 이 앨범은 그 타이틀에서 알 수 있듯이 지난 2013년의 첫 번째 앨범을 연장 확장한 앨범이다.
2013년도 앨범에서 밴드는 소울, R&B, 팝계열의 여성 보컬 7명과 한 명의 기타 연주자와 협연했다. (스튜디오 라이브를 담은 DVD에는 보다 많은 곡과 게스트가 등장한다.)
뉴 올리언즈에서 스튜디오 라이브로 녹음된 두 번째 앨범은 이를 보다 확장한 음악을 들려준다. 먼저 게스트의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18명의 멋진 강아지(Snarky Puppy)보다 더 많은 수의 보컬과 연주자들이 게스트로 참여했다. 크로스비 스틸스 앤 내쉬의 데이빗 크로스비를 비롯해 토론토 출신의 싱어송라이터 미셀 윌리스, 기타 연주자 찰리 헌터, 네오 소울 보컬 크리스 터너, 영국 출신의 보컬 제이콥 콜리에, 로라 음불라, 재즈 보컬 베카 스티븐스, EDM 듀오 노어(Knower), 그리고 테렌스 블랭차드, 제이슨 마샬리스 등이 소속된 그룹 놀라 인터내셔널 등 다양한 스타일의 그룹과 보컬, 연주자들이 참여했다. 또한 페루의 수잔나 바카, 말리 출신의 아프로 팝 싱어송라이터 살리프 키이타. 스웨덴의 포크록 그룹 배센, 브라질 출신의 플루트 연주자 카를로스 말타, 역시 브라질 출신의 베르나르도 아귀아르 등 월드뮤직으로 분류되는 보컬과 연주자들도 참여했다.
이들 게스트에 맞추어 밴드는 대중적인 퓨전 재즈를 중심에 두고 있으면서도 곡마다 음악적 색의 변화를 가져간다. 예를 들면 데이빗 크로스비가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한 “Somebody Home”은 브라스 섹션과 오르간 등이 자기 소리를 내고 있음에도 과거 크로스비 스틸즈 앤 내쉬 시절의 포크 록을 그리게 만든다. 그래서 재즈 애호가 보다 전설의 포크 록 그룹을 그리워하는 감상자들의 마음을 더 건드리지 않을까 싶다.
스나키 퍼피의 펑키한 스타일의 음악이 잘 구현된 곡은 아무래도 데이브 매튜 밴드 출신의 색소폰 연주자 제프 콜린과 EDM 듀오 노어가 참여한 “I Remember”가 아닐까 싶다. 펑키한 리듬을 따라 움직이는 브라스 섹션과 와와 기타 등이 절로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크리스 터너가 참여한 소울 스타일의 사운드를 들려주는“Liquid Love”도 스나키 퍼피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곡이다.
한편 살리프 케이타, 카를로스 말타, 베르나르도 아귀아르가 참여한 “Soro”는 낯선 민속 음악이 들리는 이국적인 공간을 느끼게 해준다. 그럼에도 스나키 퍼피의 존재감은 여전하다. 특히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흥겨운 축제의 분위기로 넘어가며 이어지는 연주는 왜 밴드가 월드 뮤직 쪽의 뮤지션들과 함께 할 생각을 했는지 느끼게 해준다. 이것은 수잔나 바카, 찰리 헌터가 참여한 “Molino Molero”에서도 반복된다.
앨범은 소울, R&B 성향의 보컬 나이젤 홀과 놀라 인터내셔널이 함께 한 “Brother, I’m Hungry”로 끝난다. 이 곡의 제목은 우리에겐 히딩크 감독의 말을 생각하게 하지만 스나키 퍼피의 음악적 욕심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그에 걸맞게 8분여간 지속되는 격정적인 분위기는 스나키 퍼피의 음악을 제대로 맛보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