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래드 멜다우가 4년만에 트리오 앨범을 발매했다. 그 사이 이 피아노 연주자는 드럼 연주자 마크 줄리아니와 듀오로 일렉트로한 질감의 앨범을 선보였고 10년간의 솔로 공연을 정리한 라이브 앨범을 발매했다. 활동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많은 감상자들은 이번 트리오 앨범이 매우 반가울 것이다. 나 또한 그러한데 여기에는 분명 그의 솔로 연주나 다른 프로젝트가 매력적이지만 그래도 그의 음악적 본령은 트리오에 있다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다.
래리 그르나디에(베이스), 제프 발라드(드럼)와 다시 함께 한 이번 앨범은 그 타이틀이 말하듯 발라드 연주가 주를 이룬다. (블루스도 발라드처럼 느리게 연주되었다.) 그래서 이번 앨범에 더 관심이 가는 감상자들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사실 그의 인기는 고도의 상상력을 피아노로 자유로이 풀어내는 탁월함 이전에 발라드 연주가 큰 역할을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것이 재즈와 거리가 있는 감상자들마저 그의 연주에 집중하게 했다고 본다.
실제 브래드 멜다우는 그만큼 발라드 연주를 종종 해왔다. 그리고 빠른 템포의 연주에서도 정서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다소 어두운 분위기를 드러내곤 했다. (대부분의 사진에서 나타나는 그의 표정은 다른 생각을 하거나 무엇인가 불만이 있는데 이를 표현하지 않으려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이번 앨범은 전혀 새롭지 않다. 늘 하던 그대로의 연주를 들려줄 뿐이다.
그럼에도 다른 앨범들에 비해 앨범 전체를 듣는 것이 매우 부담 없다는 것, 늘 그런 연주임에도 역시!라는 찬사를 결국엔 내뱉게 한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이것은 이번 앨범에 그가 특별히 무엇인가를 보여주기 위해 공을 들여서가 아니라 오래 전부터 그에게 내재된 일종의 음악적 기질이 다시 한번 매력을 발산한 것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일부러 말랑말랑하게 연주해야지 해서는 나오기 어려운 영역의 매혹이다. (그러므로 다른 피아노 연주자들은 그를 질투하고 시기할 지어다.)
처음에 나는 앨범이 7곡만 수록하고 있어 브래드 멜다우가 다소 가벼이 앨범을 만들었다는 인상을 받았다. 조금은 미완성의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막상 앨범을 들으니 아니었다. 그는 수 없이 익숙한 멜로디를 흥얼거리려 자기 것으로 만든 뒤 자연스레 새로운 변주를 하듯이 콜 포터, 비틀즈, 존 브라이언, 스탠더드 곡들을 자신을 위한 곡인 듯 자연스레 변주한다. ‘I Concentrate On You’, ‘And I Love Her’처럼 수 없이 연주된 곡도 그의 연주를 통해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나아가 ‘Little Person’같은 곡은 아예 브래드 멜다우의 작곡처럼 들린다.
한편 테마를 바탕으로 솔로를 진행함에 있어 피아노 연주자는 이번 앨범이 편안한 발라드 앨범임을 인식하고 적절히 연주의 온도를 다스리려 했던 것 같다. 이번 앨범의 ‘And I Love Her’과 솔로 라이브 앨범의 ‘And I Love Her’를 비교해 보면 쉽게 이해가 갈 것이다.
아무튼 이번 앨범은 브래드 멜다우 트리오의 또 다른 상업적 성공작으로 남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마냥 가볍지 않은, 어깨에 힘을 뺐음에도 음악적 무게감은 그대로인 여운이 강한 앨범으로 기억될 것이다.
우왕~ 반가운 소식이..!!^^
요즈음 좀.. 번아웃되기 직전이었는데, 뭔가 막 기운이 생기는 것 같아요.
바쁘셨군요. 그럴 땐 음악만큼 좋은 것이 없죠.ㅎㅎ
맞습니다! 절실할때 소중함을 안다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