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me Other Time – Nils Landgren (ACT 2016)

nl이견이 있을 수 있음을 잘 알고 있지만 나는 닐스 란드그렌의 보컬 앨범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좋아하는 앨범도 있다. 펑키한 리듬 위에서 노래한 앨범 예를 들면 <Fonk Da World> 같은 앨범, 그리고 <Ballads>나 <Sentimental Journey>같은 신구 스탠더드 곡들을 노래한 앨범들은 좋아한다. 이들 앨범에서 닐스 란드그렌의 보컬은 담백함, 겸손함이 있다. 나는 트롬본 연주자인데 시험삼아 노래를 부른다는 듯한 느낌. 이들 앨범이 인기를 얻었던 것도 이러한 의외적인 맛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그는 트롬본을 두 번째에 두고 노래를 우선적으로 하고 있다. 전문 보컬로 자신을 위치시키려고 하는 것 같다. 문제는 그런 과정에서 과거의 성공에 매달려서인지 새로운 무엇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드럽고 편안하게 노래는 하지만 그 이상의 무엇이 없고 심심한 상태로 끝이 나버리는 노래들. 이것은 그가 제작자로 나선 여성 보컬들의 앨범으로도 이어진다. 그래서 나는 그가 연주자로서의 모습에 더 많이 충실하기를 바란다.

이번 앨범은 지난 2월 15일이었던 그의 60세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서 제작되었다. 그런데 레너드 번스타인의 <West Side Story>를 주제로 하고 있다는 것이 흥미롭다. 게다가 함께 한 연주자들의 면모도 좋다. 맨하튼 트랜스퍼 출신의 재니스 시겔, 오케스트라 편곡과 지휘로 정평이 난 빈스 멘도사, 그리고 얀 룬드그렌(피아노), 디에터 일그(베이스), 볼프강 해프너(드럼) 등이 함께 했다. 생일 기념에 걸맞은 무게감 있는 구성이라 하겠다.

그런데 이번 앨범에서도 그는 노래를 부른다. 여전히 달달한 느낌은 있지만 그리 큰 만족을 주지 않는다. 멜로디를 따르기만 하는 노래.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이런 창법이 좋은 분위기를 연출 할 수 있음을 안다. 예를 들어 “Somewhere”같은 곡은 공간을 낭만적으로 꾸미는 곡으로 최고의 효과를 낼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지난 그의 보컬 앨범들을 듣지 않았을 때의 일이다. 아직 그는 그의 노래만으로 감상자를 사로잡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그는 전 곡에서 노래하지 않았다. 재니스 시겔의 노래가 그의 노래만큼이나 비중있게 등장한다. 더 좋은 것은 그의 트롬본 연주가 보컬만큼이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One Hand One Heart”같은 곡이 그렇다. 동그랗고 따스한 음색으로 펼치는 솔로들은 그가 노래보다 연주에 치중하는 것이 더 옳은 방향임을 생각하게 해준다. 그리고 앨범의 아쉬움을 상쇄한다.

여기에 빈스 멘도사의 편곡과 그의 지휘 아래 우아하게 움직이는 오케스트라의 울림도 참 아름답다. 그냥 오케스트라와 트롬본의 어울림으로만 앨범을 채웠어도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실제 그런 앨범을 제작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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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견이 있을 수 있음을 잘 알고 있지만 나는 닐스 란드그렌의 보컬 앨범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좋아하는 앨범도 있다. 펑키한 리듬 위에서 노래한 앨범 예를 들면 <Fonk Da World> 같은 앨범, 그리고 <Ballads>나 <Sentimental Journey>같은 신구 스탠더드 곡들을 노래한 앨범들은 좋아한다. 이들 앨범에서 닐스...Some Other Time - Nils Landgren (ACT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