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주 폰세카는 카에타노 벨로주를 생각하게 하는 부드러운 목소리와 보사노바로 대표되는 브라질의 편한 사운드와 팝적인 세련미를 결합한 음악이 매력이다. 활동은 1980년대부터 했지만 본격적인 인기는 2000년대부터 얻기 시작했다. 나는 그를 2000년대 후반에 알았다.
이번 앨범은 보사노바로 채워져 있다. 스트링 오케스트라가 공간을 풍성하게 만들고 그 안에 기타로 보사노바 리듬을 연주하며 노래하는 셀주 폰세카의 노래가 꿈결처럼 자리잡고 있다. 너무나도 고와서 이런저런 생각을 거두게 만들 정도이다.
사실 스트링 오케스트라에 기타가 어우러진 보사노바 음악은 브라질 음악, 보사노바 하면 떠오르는 것이다. 즉, 전형의 하나라는 것. 하지만 이것이 진부하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 것은 그만큼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진부함을 일종의 향수로 치환했기에 가능했다. 원형을 피하려 하기보다 그 중심으로 들어가려 했다고 할까? 셀주 폰세카 정도라면 충분히 그럴만 하고 또 그 결과도 성공적이다.
다만 향수를 살리려 일부러 그런 것인지 몰라도 곡이 불완전한 느낌으로 성급해 마무리되곤 한다는 것이 아쉽다. 과거 조앙 질베르토가 아름다운 멜로디로 사람의 혼을 빼다가 1분, 2분여만에 끝나 아쉬움을 느끼게 하곤 했는데 그보다는 길지만 그래도 이번 앨범의 수록곡들은 그 길이다 짧다. 4분여의 곡이 있음에도 할말을 미처 다 하지 못하고 말을 줄이는 듯한 느낌이다. 그리고 분위기가 일관된 것은 좋은데 모든 곡들이 하나의 곡처럼 매우 유사하게 들리는 것은 개별 곡단위의 애정을 품지 못하게 한다. 이것은 스타일의 반복이 아니라 그만큼 확연하게 드러나는 멜로디가 부족하다는 것 때문이다. 또한 이것은 모든 것이 부드럽고 말랑해서 어느 하나에 귀를 기울일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 앨범은 그냥 전체를 BGM처럼 들을 때 가장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