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은 어렵다. 하지만 적당한 예-특히 기차와 관련된-로 상상을 조금 깊게 하면 그 기초는 이해할 수 있다. 다만 그것을 현실에서 직접 체험하기 어렵다는 것이 문제다. 현실에서 체험하기 위해서는 생각을 뒤집어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 않은 것이다. 기차 안에 있으면서도 기차 밖에서 그 안을 보는 듯한 생각을 해야 가능하달까?
아인슈타인은 빛에 대한 연구, 특히 그 속도에 대한 연구에서 출발해 상대성이론을 만들었다. 이 책은 그 과정을 동화 형식으로 설명한다. 젊은 아인슈타인이 여동생과 함께 뮌헨의 맥주축제장의 조명을 관리하는 사람으로 등장하고 양자역학의 대표인물 닐스 보어가 전구를 지닌 난장이들을 날리는 묘기를 보여주는 힘이 센 인물로 나온다. 아인슈타인은 어느 곳에서나 같은 시각에 조명이 켜질 수 있도록 하라는 축제장 주인의 요구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실험과 사고를 하고 그런 과정에서 빛의 비밀, 시간의 상대성을 발견하고 급기야 상대성이론이 적용된 세상을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환상적 이야기와 함께 안마르고 람슈타인의 그림이 곁들여져 책은 정말 어른을 위한 동화로 읽힌다. 동화 형식을 빌린 것은 독자가 어려운 내용을 친근하고 쉽게 접하게 하기 위한 의도였을 것이다. 실제 이 책은 픽션으로 철착자의 삶과 사상을 풀어내는 프랑스 의 “철학 그리다” 시리즈 가운데 하나이다.
그런데 쉽게 설명하기 위해 동화 형식을 취한 것은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동화처럼 이야기를 단순하게 가져간 것은 아니었다. 아주 긴 설명으로도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을 그림 포함 60여 페이지로 설명하겠다는 것은 애초 실현 불가능한 기획이었다. 게다가 페이지에 글이 꽉 채우지도 않으면서 말이다. 아마도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은 읽기 자체는 쉽게 진행되지만 정작 아인슈타인의 이해하기에는 어려움을 많이 느꼈을 것이다. 번역자가 별도의 해설을 20여페이지에 걸쳐 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설득력 있는 서술이었다면 이런 설명은 사족이었을 텐데 그렇지 않았다.
끝으로 책에서 인상 깊을 법한 구절을 옮겨 본다.
[quote]“내 동료들 가운데는 광자가 여러 평행 우주에 동시에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네. 그들은 어둠의 지대가 존재하는 것이 수많은 평행 세계들이 서로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네. 관측을 하기 전까지 인간은 자신이 사는 세계가 정확히 어디인지 알 수 없기에 어둠이 지대가 존재한다고 보는 거지. 그러나 관측자가 존재하는 순간, 그 수많은 세계는 단번에 하나의 세계로 환원된다네.”[/quote]
어! 이건 양자역학에서 보어의 핵심주장이네요^^
아인슈타인은 결코 인정하지 않았지만..개인적으론 불확정성원리가 더 끌리긴 합니다.
예. 책에서 난장이를 멀리 날리는 재즈가 있는 힘센 보어가 한 말입니다. ㅎ 불확정성의 원리는 접할수록 재즈만큼이나 신비로운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것이 훗날 확정적인 것으로 될까 두려울 정도입니다.ㅎ
^^ 그렇지요?!..
한편으로 곰곰히 생각해보면 불확정성도 확정적인 것이 없다면 불가능하단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재즈연주의 아름다움도 어찌보면 자유로움 속에서 어떤 규칙이 발견될 때, 자유로움과 규칙성의 절묘한 조화가 이루어질때 그걸 느끼는 것 같아요…
갑자기 에두아르 페를레가 생각나네요. 간만에 그의 연주에 빠져봐야 겠어요.^^
두가지 확정성이 양립 불가 상태로 공존하기에 불확정성이 된 것이니 그럴 것 같긴 합니다. 재즈와 클래식의 공존 같은 것? ㅎ
앗~~!!! 정말 그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