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ACT 레이블의 보컬 앨범들 상당수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평범함 이상을 넘는 앨범들이 드물 뿐더러 제작에 있어서도 정교함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닐스 란드그렌이 제작을 담당했던 보컬 앨범들이 그런 경향이 있다. ACT에서 괜찮은 보컬 앨범은 시젤 엔드레센과 나윤선의 앨범들이었다. 조금 더 허용한다면 최근 라스 다니엘슨과 새실레에 노르비가 함께 한 앨범들까지는 높은 평가를 내리고 싶다.
여기에 솔베이그 슬레타옐의 앨범을 하나 더 추가해야할 것 같다. 이 노르웨이 출신의 보컬은 전통적인 스탠더드 곡들의 노래에서 출발해 슬로우 모션 오케스트라-실제 대편성은 아니다-의 도움으로 조금씩 현대적인 질감의 노래로 이동을 해왔다. 이번 앨범은 그 이동의 정점이 아닐까 싶은 매우 인상적인 노래와 사운드를 들려준다.
여기에는 같은 노르웨이 출신의 블루스 기타 여연주자 크눗 라이에스루의 힘이 컸다. 그의 기타는 공간의 모든 습기를 빨아들여 공간을 허전과 허무가 지배하는 건조한 공간으로 만들어냈다. 그 결과 보컬 또한 침참하게 되었다. 또한 블루스 기타 연주자로 인해 전체 사운드가 재즈보다는 블루스 혹은 록에 가깝게 된 것도 그녀의 보컬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트리오 인더 컨트리의 영향? 물론 사운드의 건조한 질감의 상당 부분은 이 트리오에 기인한 것이긴 하다. 하지만 이 트리오의 리더 몰텐 크베닐이 슬로우 모션 오케스트라 시절부터 그녀와 함께 해왔음을 생각하면 이 트리오는 그녀에게 새로움을 부여하기 보다는 새로이 부여된 환경이 그녀에게 걸맞도록 도와준 역할을 했다고 보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한편 레너드 코헨, 피터 가브리엘, 빌 위더스 같은 재즈 밖의 곡을 노래한 것도 사운드와 그녀를 새로이 보게 한다. 그런데 이들 곡들을 그녀의 노래로 듣다보면 그녀가 멀리는 니나 시몬, 가까이는 나윤선을 참조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든다. 니나 시몬의 슬픔과 의지가 결함된 건조한 보컬과 최근 나윤선의 장르 혼용적인 성향이 결합된 듯한 느낌이 곧곧에서 묻어난다. 예를 들면 “Mercy Street”, “Holy Joe” 등의 곡에서는 니나 시몬의 느낌이 “Soul Of A Man”에서는 나윤선의 느낌이 나는 것이다.
그런데 나윤선을 연상시키는 부분은 솔베이그 슬레타옐보다는 제작자 지기 로흐의 아이디어가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이를 위래해 의도적으로 크눗 라이어스루를 함께 하게 한 것은 아닌가 싶다. 아무튼 이전 솔베이그 슬레타옐의 앨범보다 더 많은 관심을 이번 앨범이 받을 것같다.
곡을 듣다가… 노라 존스가 문득 생각이 나네요..^^
하지만 보컬 음색은 분명 다른 것 같습니다.
음…계속 듣게 되네요…
포크적인 색채도 조금 있으니까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