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연주자 매튜 쉽은 프라 재즈 혹은 아방가르드 재즈 연주자이다. 즉, 스스로 형식을 만들거나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연주자라는 것이다. 그에게 전통이란 말은 뛰어 넘어야 할 대상이다. 그런데 그가 듀크 엘링턴을 연주했다. 글쎄 . 많은 사람들이 델로니어스 몽크 정도라면 모를까 스윙 시대의 대부를 연주했다는 것에 다소 의외라 생각했을 것이다. 나 또한 그랬다. 이게 뭐지 하는 마음이 앞섰다.
물론 그렇다고 보통의 트리오 음악을 그가 들려주리라 생각하지는 않았다. 무엇인가 다른 부분이 있겠지 싶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자유라는 이름으로 그가 듀크 엘링턴의 음악을 안드로메다로 이끌지 않기를 바랬다. 적당히 새롭기를 바랬다.
매튜 쉽도 그런 생각을 했던 모양이다. 비교적 원곡의 멜로디는 흐트러트리지 않았으니 말이다. 대신 그는 멜로디의 기저를 건드렸다. “In A Sentimenatl Mood”같은 곡이 대표적이다. 이 곡에서 그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감정에 휩쓸리지 않는 사람처럼 테마 멜로디를 연주한다. 그런데 그 아래 베이스 연주자 마이클 비시오와 드럼 연주자 휫 디키가 모든 것을 부숴버리겠다는 듯이 파괴적인 솔로를 펼친다. 게다가 그 힘 또한 대단하다. 그 결과 음악은 천재지변 앞에 놓인 연약한 꽃을 상상하게 한다.
나는 이것이 매튜 쉽의 의도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단순히 듀크 엘링턴을 소재로 한 자기 연주가 아닌 듀크 엘링턴에게 보내는 연주(To Duke)로 주제를 삼은 만큼 그는 폭력적이다 싶은 다양한 스타일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듀크 엘링턴만의 무엇을 표현하려 했던 것이다. 그렇다고 그것을 비단 멜로디만으로 한정지을 필요는 없겟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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