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은 감상자를 공연장에 가둔다. 그리고 감상자를 연주자들의 연주에 집중하게 한다. 감상자는 연주자들의 연주 자체에만 집중할 때만 쾌감을 얻을 수 있다. 서정적인 연주를 하더라도 연주자들이 종종 스튜디오 녹음보다 기교적인 측면에 집중하곤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베이스 연주자 크리스티안 맥브라이드의 이번 앨범은 뉴욕의 클럽 빌리지 뱅가드 실황을 담고 있다. 알려진 대로 빌리지 뱅가드 클럽에서는 여러 유명 연주자들의 명연이 있었고 그 싷황을 담은 앨범들 대부분 명반이 되었다. 크리스티안 맥브라이드의 이번 앨범도 그 반열에 오를 것 같다.
2013년부터 함께 해오고 있는 피아노 연주자 크리스티안 샌드, 드럼 연주자 율리시스 오웬 주니어와 트리오를 이루어 펼친 이 2014년 공연은 근래에 보기드문 밀도 높은 호흡과 화려한 연주로 감상자를 숨막히게 한다. 공연의 백미는 질주하는 연주자들의 땀 냄새를 맡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은 듯 세 연주자는 앞만보고 달리고 또 달린다.
특히 크리스티안 샌드의 피아노가 주는 쾌감은 상당하다. 오스카 피터슨처럼 화려한 흔들림을 보여주지만 그렇다고 오래된 느낌을 주지 않는다. 반대로 세련미를 추구한다고 긴장을 너무 많이 넣어 무거운 느낌을 주지도 않는다. “Fried Pies”, “Cherokee”에서처럼 젊음의 패기를 앞세워 앞뒤 가리지 않고 질주하는가 하면 마이클 잭슨의 곡을 연주한 “Lady In My Life”에서는 날아갈 듯한 선율에 무거운 추를 달기라도 한 듯 선이 명확하고 굵은 연주를 펼친다.
크리스티안 맥브라이드나 율리시스 오웬 주니어는 피아노 연주자에 탄력적으로 반응하며 사운드의 밀도를 최대한 높인다. “Good Morning Heartache”에서처럼 각각 화려하게 자신을 드러낼 때도 있지만 두 연주자의 매력은 피아노와 셋이 어깨동무를 단단히 할 때이다. 그 결속력은 감히 말하건대 키스 자렛 트리오에 버금가는 것이다.
그렇기에 앨범은 연주 자체만으로 감상자를 사로잡는다. 빌리지 뱅가드를 그리워 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