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na Wilson feat, Matt Dusk – Welcome To My World

일이 많을수록 하고픈 일들이 많아진다.

요즈음 좀 바쁘다. 일이 많다기보다 신경 쓸 일이 많다. 그래서 내 머리는 그 일에 사로잡혀 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그런 생각 속에 불쑥 독서욕구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그냥 적당한 책을 골라 그 안으로 들어가버리고 싶다. 아마도 현실을 회피하고픈 마음이 독서욕으로 포장된 것이리라.

사실 몇 해전까지만 해도 나는 한 해에 70,80권의 책을 잃었다. 그런데 양보다는 질을 추구하자는 마음으로 양을 줄였는데 그것이 그만 한 해에 20권 미만, 그것도 소설 중심으로 떨어졌다. 그래서 CD만큼이나 깨끗하게 나를 기다리는 책들이 많다. 이 책들을 요즈음 읽고 싶어진다.

물론 나는 안다. 혼자만의 책 시간을 위해서는 현재를 견디고 극복해야 함을. 또 그리 할 것이다. 나는. 그래도 조급한 마음은 마음에 현실에 대한 불만 하나를 만들어 내고 그것을 키운다. 그래서 일이 더욱 더뎌진다.

“Welcome To My World”는 아니타 커 싱어즈의 노래로 국내 항공사의 광고 음악으로 유명하다. 이 곡을 컨트리와 재즈를 아우르는 보컬 안나 윌슨이 맷 더스크와 함께 한 버전으로 듣는다. 편안한 남녀 보컬의 어울림과 잔잔한 사운드가 비행기 속에서 들었으면 싶은 마음을 갖게 한다. 구름을 가로지를 때 신선도 같은 풍경을 보며 듣고 싶다. 그 때는 이 모든 일들이 정리된 이후이리라.

하지만 일이 정리되면 나는 여행, 독서보다는 그냥 무위의 삶, 빈둥거리는 하루를 더 원할 지도 모른다. 시간의 여유가 생기면 사람의 마음은 달라지니까.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