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로버는 스무드 재즈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특히 그가 90년대와 2000년대에 발표했던 앨범들은 도시에서의 편안하고 부드러운 삶을 반영한 스무드 재즈의 매력을 잘 담아낸 것으로 평가 받는다. 하지만 이 스무드 재즈의 아쉬움은 분위기에 연주를 종종 희생시킨다는 것, 쉽고 편함을 이유로 재즈적인 색채를 많이 포기했다는 것에 있다. 이를 깨달은 듯 2010년대에 접어들어 제프 로버는 80년대까지 이끌었던 그룹 제프 로버 퓨전을 재 결성했다. 그래서 90,2000년대와는 다른 연주의 즐거움이 강조된 음악을 선보였다. 공동 제작자로 그룹을 함께 이끌고 있는 지미 하슬립은 물론 게리 믹, 밥 민처, 로벤 포드, 게리 노박 등 연주력에 있어 정평이 난 연주자들과 함께 한 이번 앨범도 마찬가지다. 도시적인 사운드 속에서 역동적 리듬, 솔로 연주가 적재적소에 잘 드러나는 음악을 들려준다. 스무드 재즈보다 그 전의 퓨전 재즈 시대로 돌아갔다고 할까? 물론 그렇다고 음악이 거칠다거나 기교 중심인 것은 아니다. 기존 스무드 재즈가 약간의 재즈에 R&B, 펑크(Funk) 정도를 합했다면 이 그룹의 연주는 여기에 비밥을 가미했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그래서 사운드의 세련미, 긍정적인 분위기는 여전하다.
Step It Up – Jeff Lorber Fusion (Heads Up 2015)
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