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뒤늦게 국내에 소개된 앨범 <In A Dream>은 기타 연주자 도미니크 밀러가 참여 했기에 흥미를 끌었지만 마음의 평화 영혼의 충만을 추구하는 그의 음악은 그 자체로 매력적이다. 진정한 뉴 에이지 음악이라 할만하다. 앨범의 주인공인 작곡가 겸 피아노 연주자 피터 케이터와 메일로 인터뷰를 했다. 앨범을 지배하는 평온함이 어디에 기인하는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낯선 청춘: 당신은 뉴 에이지 음악가로 알려졌지만 그 안들 들여다 보면 당신은 솔로 피아노, 힐링 명상을 위한 음악, 월드 뮤직적 색채가 강한 음악, 그리고 영화 음악 등 매우 다양한 음악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한 해에 여러 장의 앨범을 발표할 정도로 매우 왕성합니다. 이를 보면 당신이 한 장의 앨범을 제작할 때 먼저 그 음악적 방향, 스타일을 정하는 것 같습니다.
피터 케이터: 제 음악에 대해서 말하자면 우선 저는 음악이 이끄는 대로 저를 내버려 둡니다. 각기 다른 시간 속에서 서로 다른 여러 가지의 음악들이 꿈틀거리는 것을 내 내부에서 느끼곤 하는데요. 그러다 보면 종종 특별한 소리들을 듣게 되는 순간이 발생합니다. 바로 거기에서부터 새로운 것을 창조해 냅니다.
낯선 청춘: 당신은 다른 연주자의 곡을 연주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당신의 곡을 주로 연주합니다. 그런데 왕성한 활동을 위해서는 매일 같이 곡을 써야 할 것 같은데요. 당신은 어떤 방식으로 곡을 쓰는가요? 어디서 영감을 얻습니까?
피터 케이터: 활발한 활동을 한다고 해서 매일 작곡을 하지는 않습니다. 안에서부터 나를 감동시키는 무언가를 기다리며 그냥 순리대로 흘러가다 보면 느낌이 옵니다. 영감은 자연을 통해 얻고, 사랑을 통해 얻습니다. 그리고 내면의 깊은 감정들을 표현하고 조화를 이루고자 하는 것을 통해서도 영감을 얻습니다.
낯선 청춘: 당신의 음악적 매력은 음악을 통해 어떤 이미지, 특히 자연적인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것에 있는 것 같습니다. 여러 음악 가운데 이런 식의 그림 같은 음악을 추구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혹 히치 하이킹을 하면서 미국 전역을 여행했던 경험이 영향을 주었을까요?.
피터 케이터: 저는 자연이 바로 진짜 세상 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이 만든 세상은 대부분 불균형적이죠. 그 불균형을 치유하기 위해 또 평화와 깨달음을 얻기 위해 자연에 의지합니다. 그리고 음악을 통해 그것을 표현 하는 것입니다. 저는 2년간 히치하이킹으로 미국을 횡단하면서 ‘자아’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나의 영혼을 다독이고 채우고, 인생의 본질, 진리 등을 구하기 위한 무엇을 얻었던 것이죠. .
낯선 청춘: 개인적으로 저는 당신의 <Spa Aqua Pura>, <Spa Southwest>, <Spa Euro> 등의 앨범을 매우 인상 깊게 들었습니다. 평안한 피아노 솔로 연주부터 이국적인 질감의 사운드 등으로 이루어진 이들 앨범은 힐링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더 명확하게는 마사지와 스파를 위한 일종의 기능성 음악이라 할 수 있는데 이들 음악이 다른 보통의 연주 음악과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작곡, 연주, 녹음 등에서 특별한 기법이 사용되거나 고려된 것인가요?
피터 케이터: 힐링 뮤직, 릴렉싱 또는 웰니스 뮤직 위한 곡을 작곡하고 녹음할 때면 내면의 깊은 곳에서부터 잘 다듬어진 감정들을 뽑아내야만 합니다. 사랑과 연민이 깃든 곳에서부터 정제된 감정을 뽑아내어 음악으로 만드는 것인데요. 그 음악은 우리들을 휴식으로 이끌고 충만한 기쁨으로 이끄는 초대장이 됩니다. 정신 없고 어수선하지 않는 매우 넓디넓은 어떤 곳으로 인도하는 초대장 말입니다.
낯선: 청춘 당신의 음악 전반이 그렇기는 하지만 어떤 앨범은 자아, 세상의 근원 등에 대한 내적인 명상을 유도합니다. 이를 보면 당신이 음악 외에 철학, 명상 등에 깊은 관심이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특별히 좋아하고 공부하는 분야가 있나요?
피터 케이터: 저는 많은 철학을 공부했고 수년간 여러 가지의 명상 테크닉을 수련했습니다. 한때는 하루에 서너 시간씩 명상과 노래를 했지요. 그리고 더 심오한 명상에 빠져들기 위해 종종 며칠씩 단식도 하곤 했습니다. 또 내 영적 본질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수련회나 워크숍에 참여했습니다. 요즘 저의 명상테크닉은 매우 단순합니다. 바로 현재에 완벽히 ‘존재’ 하는 것이죠. 수평선 너머로 지는 태양에 집중하며 한참 동안 석양을 바라보고 앉아 있을 때면 잔물결의 파동 속에서의 미세한 변화와 구름의 모양 그리고 색채의 전이를 볼 수 있습니다. 그 순간 진짜 현재에 ‘존재’한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피아노 앞에서는 뭔가 만들려고 애를 쓰지 않고 내면의 소리를 들으려고 합니다. 한 두음을 쳐 보고 그 떨림을 듣고 그걸 끌어 안으면 됩니다. 그렇게 내 자신의 깊은 내면에서부터 응답을 느낄 때까지 기다리고 그에 답하고 그리고 다시 듣습니다. 정리하면 저는 절대 서두르지 않고 오로지 현재에 존재하길 원하고 그 순간에 일어나는 어떤 걸 들으려 합니다.
낯선 청춘: 그런데 당신의 음악을 통해 내적인 여행이나 아니면 이국적 상상에 빠지게 되면 당신의 음악이 감상자의 귀에서 사라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내적 여행, 이국적 상상의 가이드 역할을 하고 사라진다고 할까요? 당신은 감상자가 어떻게 당신 음악을 받아들이기를 바라나요?
피터 케이터: 제 음악은 우주와의 대화 같은 것입니다. 신이나 조물주와의 대화 같은 것이라 할까요? 저는 제 음악을 들을 때 다른 일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음악에 100% 집중합니다. 제 음악은 제 마음과 영혼의 깊은 곳에서부터 나옵니다. 그래야만 사람들의 마음과 영혼을 잘 감동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감상자들도 마음을 열고 듣기를 바랍니다.
낯선 청춘: 당신은 나왕 케촉 등과 함께 동양적인 색채가 느껴지는 음악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한국에서 영감을 받아 음악을 만들면 좋겠습니다. 혹시 이미 한국의 음악을 들어본 것은 아닌가요?
피터 케이터: 저는 다른 나라의 연주자들과 함께 연주하는 것을 너무나도 좋아합니다. 그래서 만약 한국 아티스트와 협연을 하게 된다면 굉장히 좋을 것 같습니다. 한국음악은 들어보긴 했습니다. 하지만 더 잘 알고 싶네요.
낯선 청춘: 이번에 뒤늦게 한국에 소개된 <In A Dream>에서 당신은 기타 연주자 도미닉 밀러와 함께 했습니다. 어떻게 그와 함께하게 되었나요? 평소 그와 친분이 있었나요?
피터 케이터: 전 도미니크의 작품들을 매우 좋아해 왔습니다. 그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기타연주자 중의 한 명이고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그리고 우리는 둘 다 음악에 대한 생각이 같습니다. 그래서 약 2년간 스팅이 그룹 폴리스 투어 중일 때 제가 도미니크에게 전화해서 캘리포니아로 와서 함께 녹음 하자고 제안 했습니다. 그게 첫 번째 만남이었죠. 앨범 <IN A DREAM>을 녹음한 후 우리는 함께 많은 공연을 했습니다. 그리고 스팅이 폴리스 투어를 마친 후 솔로 투어를 시작하면서 몇 년간 같이 공연을 하지 못했습니다.
낯선 청춘: <In A Dream>에도 참여했지만 케니 로긴스와 함께 한 앨범이 제법 많습니다. 음악적으로 그와 당신은 다소 다른 성향을 지녔다고 생각되는데 어떻게 함께 하게 되었나요?
피터 케이터: 케니 로긴스는 좋은 친구입니다. 자주 통화하고 만나는 사이죠. 음악에 대해서도 취향을 공유하고 나눕니다. 그래서 조만간 다시 같이 작업할 예정입니다.
낯선 청춘: 당신은 즉흥 연주에도 뛰어난 능력이 있을뿐더러 재즈적인 앨범도 여러 장 제작했습니다. 그래서 조금은 더 재즈적인 색채가 강한 음악을 선보일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피터 케이터: 저는 재즈를 공부한 적은 없습니다. 그래도 자유 즉흥 연주를 하고 녹음도 하고 싶습니다. 재즈 연주자들은 대부분 즉흥 연주를 잘하는데 저도 즉흥 연주를 아주 좋아합니다. 그래서 좀 더 재즈적인 앨범들을 낼 수 도 있지만 그래도 제 음악의 뿌리가 클래식과 록에 있는 만큼 진정한 재즈는 아니지 않을까 싶습니다.
낯선 청춘: 지면을 통한 인터뷰 감사합니다. 끝으로 한국의 감상자들에게 한 마디 부탁 드립니다.
피터 케이터: 한국 감상자들은 진정으로 음악을 사랑하고 어떻게 들을지 아는 것 같습니다. 지난 몇 년간 공연을 위해 세 차례 한국을 방문 했는데요. 다시 방문해서 공연도 하고 여러 가지를 해보고 싶습니다. 공연을 위해 1년에 한번 정도 한국에 갈 수 있다면 정말 기쁘겠네요. 아울러 사람들과 어울리고 한국의 음식을 즐기며 한국 문화를 알아 가고 싶습니다.
여기 이순간 완벽히 존재한다는 것은…’자아’라는 관념조차도 완전히 사라진 상태를 말하는 거지 않을까 싶어요.
‘자아’라는 개념도 세계와 타자와 관계를 맺으면서 시간의 흐름속에서 축적되는 감각, 생각, 느낌의 총체를 의미한다고 보면요…갑자기 색즉시공 공즉시색이 생각나는..^^
인터뷰 내용을 읽고나니, 앨범타이틀의 ‘dream’이 달리 보이네요.
몰아의 경지, 물아일체의 경지 뭐 그런거? 음악이 나타나는 것? ㅎ
^^ 의도적 결과가 아닌 말 그대로 그냥…무의식적으로 찰나에 현현하는 것을 포착하는 것. 이겠지요?..!
그것을 잘 옮기는 것이 어쩌면 좋은 작곡일지도..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