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국내에 한 해 늦게 소개되었던 이토 고로의 솔로 앨범 <Postludium>은 그 동안 나오미 & 고로에서의 기타 연주자를 알고 있던 감상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부드러운 보사노바 연주가 아닌 재즈와 클래식이 어우러져 실내악적인 울림을 내는 그림 같은 음악 때문이었다. 이번 앨범도 마찬가지다. 사실 이 앨범은 <Postludium>보다 한 해 늦게 라이선스 앨범으로 소개되지만 실제는 <Postludum>보다 한 해 앞선 2012년에 발매된 것이다. 서정적 긴장을 추구하는 이토 고로의 모습을 본격적으로 드러낸 앨범인 셈이다.
‘유리 집’이라는 앨범 타이틀에서 연상할 수 있듯이 앨범에서 이토 고로는 운동성은 최소화하고 부동의 공간이 아름답게 드러나는 음악을 들려준다. 악기의 어울림만큼이나 투명한 여백이 만들어 내는 음악적 효과를 적극 고려한 음악이라는 것인데 이것은 이토 고로 본인이 직접 밝혔듯이 ECM으로 대표되는 유럽의 실내악적인 재즈를 연상시킨다. 그렇다고 모방에 그쳤다는 것은 아니다. 유럽적 분위기의 동경에 머무르지 않고 필요에 따라 솔로부터 쿼텟 편성을 오가며 그만의 시적인 서정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만하다.